[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 번 불이 붙은 ‘진정성 논란’은 잦아들 줄을 모르고 있다. 국내 최초 야생 체험버라이어티 ‘정글의 법칙(SBS)’을 향한 논란이다.

지난 5일 박보영의 소속사 김상유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글의 법칙’을 향해 ‘개뻥 프로그램’이라면서 조작논란을 거론한 이후 커진 파문에 누리꾼들은 작정한듯 돌을 던지고 있다. 김 대표는 물론,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다급하게 정정보도를 내고, 공식입장을 통해 김 대표로 하여금 불거진 조작논란을 수습했지만, 온라인의 상황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지난달 25일부터 3회분에 걸쳐 방영된 ‘정글의 법칙 in 아마존’의 와오라니 부족 편에 대한 조작 논란이다.

병만족과 와오라니 부족의 만남은 강렬했다. 위협적인 몸짓과 표정으로 병만족을 한껏 긴장시킨 아마존의 부족. 이 곳에서 병만족은 그들의 결혼문화를 체험하는가 하면 피라니아와 돼지사냥에 나서며 정글에서의 생활에서 각자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병만족의 몸을 사리지 않는 고된 체험과 피땀들이 물거품이 되는 조작 증거가 제시됐다. 아마존의 와오라니 부족 체험은 유명한 관광상품이었다는 증거였다.

누리꾼들은 ‘와오라니 부족 체험’이라는 여행코스가 짜여진 홈페이지(http://www.barefootexpeditions.com)를 찾아내 ‘정글의 법칙’ 역시 6일간 600달러(한화 약 63만7000원, 2인 기준) 짜리 코스체험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해당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실제로 아마존 정글의 와오라니 부족 체험코스가 여행상품으로 소개돼있었다. 최소 2명에 6일 기준으로 600달러이며, 인원수와 여행일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졌다.

와오라니 부족의 사진을 수십장을 보여주고 있는 이 상품은 6일치 스케줄을 빽빽하게 작성해 설명했는데, 특히 체험을 하는 동안 먹고 자는 것에 전혀 불편할 게 없어보이는 소개가 눈길을 끈다. 개인샤워시설과 화장실이 구비된 편안한 객실이 딸린 오두막도 있으며, 심지어 전기시설과 냉난방까지 가능했다. 장소만 열대우림으로 바뀌었을 뿐, 기술력의 차이는 전혀 없었다. 심지어 깨끗한 식수도 제공됐다.

6일 코스의 여행을 살펴보면 먼저 이들 캠프에서 여행객을 직접 데리러 오는 서비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와오라니 부족 체험이 시작되는데, 물론 아마존인 만큼 다리품을 팔아야하긴 한다. 6시간의 트레킹. 이 또한 미지의 땅을 체험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의 고생이었다. 또 아오라니 부족의 관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체험을 하고, 각종 야자나무와 정글에 살고 있는 기이한 조류 등을 관찰할 수 있으며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8일 방송분에서 전파를 탄 ‘피라니아 사냥’도 있었다. 아마존에서의 이동에는 카누를 타고 움직이는 것도 포함됐다.

원시적인 부족의 기습공격을 받는 식의 위험성을 담보한 일정도, 먹고 자는 것 때문에 사서하는 고생을 떠올리는 여정도 아니었다. 4세 미안의 어린이는 부모와 함께 무료투어가 가능하며, 12세 미만의 어린이에겐 50% 할인까지 내건 상품인 만큼, ‘며칠간의 체험’으로 보기에 적합한 관광상품인 것이다.

이렇게까지 구체적인 여행상품이 소개되자, 누리꾼들은 “‘정글의 법칙’ 아마존 편도 한 사람당 60만원 이상씩 준 투어일정 아니냐”면서 진정성을 의심하는 댓글들을 남기도 있다. 심지어 “설사 ‘정글의 법칙’이 와오라니 체험 투어가 아니었을지라도 원주민들로부터 위협을 당하는 돌발상황에서는 시청자인 나도 엄청 놀랐는데, 그 부분 자체가 조작이었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관광상품으로 내놓을 정도의 부족이라면 그간 수많은 관광객을 접했을 텐데 그런 돌발상황이 말이 되냐”면서 조작논란을 제기한 것이다.

조작논란이 불거진 것은 비단 와오라니 부족 편만이 아니다. 누리꾼들은 바누아투 편에서 병만족을 진땀나게 했던 밀레니엄케이블 하산과 동굴탐험 등 역시 현지 관광코스이며, 힘바족은 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은 예삿일인 문명화된 부족이라고 강조하며 계속해서 조작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상에 “‘정글의 법칙’ 조작 증거 모음”이라는 게시물까지 떠돌고 있는 상황이 됐다.

‘정글의 법칙’ 측은 끊이지 않는 갖은 조작논란에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네티즌의 단편적인 지역정보를 바탕으로 확대 해석된 기사들이 나오면서 ‘정글의 법칙’이 지향하는 기본 취지가 왜곡될 우려가 있다”면서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문명의 전파속도가 매우 빨라 원시적 순수성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나 원주민들은 지구상에 극히 소수만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전 지구적 공통 상황에서도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과 다른 자연환경 속에서 생존해보는 경험을 통해 이미 사라져버린 원시적 건강성을 다시 찾아보려는 것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목적이다. ‘정글의 법칙’은 이런 기획의도에 충실해 제작에 임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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