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연극계에서 성인연극이 관람객 예매율, 관심도, 시장점유율 등이 높아지고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자극도가 더해지면서 문화예술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연극 제작자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무대연출과 캐릭터 발굴로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성인연극이 국내에 자리매김하게 만든 원조 제작자는 강철웅씨다. 성인연극 ‘교수와 여제자’ 시리즈 연출가이면서 마광수 교수 예찬론자인 그는 만드는 성인극 작품마다 인간의 육체적 쾌락과 정신적 사랑사이에 갈등하고 고뇌하는 한 남자의 심연을 다룬다. 또한 배우들과 마찰이 있더라도 고집대로 벗기고 대중적 재미를 찾으려는 마초적 기질도 있다.

성인연극은 성인만 볼수 있는 작품이기보다 성적연극이다. 성적인 콘텐츠를 내포하고 관객의 기대에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코믹, 반전, 예고하지 않은 노출과 파격적인 수위는 기본이다. 아마도 한국의 오랜 정서적 관습으로 볼 때 누구도 쉽게 속시원히 꺼내지 못하는 부부생활, 성적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까발린 연극이 요즘 상영되는 ‘교수와 여제자2’ 일 것이다. 극은 남들에게 말 못할 고민을 가진 한 교수 얘기로 시작된다. 그는 겉으로 보기엔 키가 작고 외소해 보이지만 대학교수라는 직업과 지성과 명예를 겸비한 번듯한 40대 중년 남자다.

좀 더 들여다보면, 남들이 걱정안하는 평안하고 탄탄대로의 삶을 누릴 것만 같은 완벽한 스펙의 이 남자는 그 말 못할 고민 때문에 밤이 오는 것이 두렵고 자신감과 자존감마저 상실하는 처지에 이른다. 그러던 어느날 미녀 제자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된다. 눈으로 보기에 민망하고 아찔한 상황극이 펼쳐지면서 교수와 여제자간의 도를 넘어선 정사신과 극중 몰입은 관객들의 몰입을 배가시키고 두 남녀의 육체적 사랑은 점멸하는 조명과 함께 자극적으로 빠르게 전개된다.

전형적인 40대 중년남성의 섹스리스와 성적 트러블을 소재로 한 이 연극은 단순히 야하고 원색적인 플롯만을 들춰내진 않는다. 사람들이 숨기고 쉬쉬했던 성문제를 과감히 끄집어 내 솔직하고 재미있는 시퀀스로 풀어낸다. 성에 관한 담론을 공론화하며 관객들에게 흥분과 웃음을 선사하는 면이 이 연극의 매력이다.

필자가 연극 ‘교수와 여제자2’를 관람하기 전, 여배우의 전라 노출 연기와 정사신 장면이 외설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비아냥과 문제 제기도 있었지만, 실상 리오프닝 된 이번 연극은 좀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발상을 소재로 꾸며졌다. 기존의 ‘교수와 여제자2’는 연극 무대 최초로 3D를 선보이며, 많은 화제와 함께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선보인 ‘교수와 여제자2’는 <2013 뉴버전 이유린의 알몸연극>이라는 부제를 달고, 기존에 3D로 선보인 영상을 연극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실제연기로 연출됐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3D가 아무리 훌륭하게 나오더라도, 실제연기보다 나을 수는 없는 법. 이렇듯 이번 작품은 각본과 연출에서 사실상, ‘교수와 여제자2’라기 보다는 ‘교수와 여제자4’에 가깝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아마도 현재 ‘교수와 여제자3’가 공연중에 있기 때문에 극단 측에서 ‘교수와 여제자4’ 보다는 ‘교수와 여제자2’로 명명했으리라 짐작한다.

기존의 성인연극은 단조롭고 섹시코드로 승부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현실의 실제성과는 관계없이 퍼포먼스 위주로 자기파괴와 감각적 인지만을 유지한 채 대중적 인기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수와 여제자2’는 이유린이라는 걸출한 잠재성을 지닌 배우 발굴과 더불어 사회적 상황과 맞물린 리얼리티를 더해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적 소재를 주제로 탄탄한 스토리텔링, 간간이 보여주는 폭소, 관객들에게 중간중간 기분좋은 상상을 이끌어내는 이야기 구조는 영화나 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재미와 흥분을 더해주기에 충분하다.

▲ 사진=이호규 남서울예술종합학교 방송연예과 교수

-문화예술학과 박사과정 -한국전문기자협회 전문위원 -미스코리아 경북 심사위원 -한국연기예술학회 정회원 -로그인엔터테인먼트 상임고문

이호규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hoseo2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