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치개입 의혹’ 국정원 압수수색

검찰이 29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소환한 데 이어 30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수사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애초 검찰이 천명한대로 신속하고 확실한 진상 규명 의지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정원의 압수수색은 지난 2005년 정부 고위 관계자, 대기업 관계자 등의 대화를 안기부(현 국정원)가 무차별 도청했다는 ‘안기부 X파일 사건’ 이래 두 번째다. 특히 임의제출 형식이 아닌 강제수사 형식이어서 더 강한 뉘앙스다. 당시에도 전 국정원장들이 줄줄이 소환되며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등 후속 파장이 엄청났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면밀 분석하는 한편 포털사이트 등에서 확보한 ‘의혹 댓글’ 관련 정보에 대한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사건 관련자 계좌 추적도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죈 것은 사건이 터진 이후 이미 넉 달 이상이 지나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우려한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의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점도 수사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는 오는 6월19일로 5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 기간에 원 전 원장의 지시 여부, 국정원 차원의 조직적인 불법행위 가담 여부,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인물들 외에 여타 관련자들의 개입 여부 등 검찰이 확인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핵심 인물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인신 구속 등 후속 강제수사도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전망이다.

이같은 검찰의 발빠른 수사 행보에 따라 검찰의 이번 수사가 과연 어디까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의 국정원 수사가 미치는 정치·사회적 파장이 매우 크고, 대선 정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예단은 어렵다. 우선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 차원으로 댓글 공작이 이뤄졌는지 규명하는 것이 일차 과제다.

나아가 원 전 원장의 이런 지시가 신구 정부와 교감 또는 지시하에 이뤄졌는지 여부까지도 수사 사정권에 둘 것으로 관측된다.원 전 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란 점을 감안할 때 검찰 수사가 원 전 원장의 윗선으로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런 결정을 내린 과정에 전 정권의 다른 인물이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 소환조사는 ‘바닥 다지기’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원 전 원장 조사가 거대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전초 작업 성격임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조용직ㆍ김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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