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1회> 바람에 맞서는 법 40
남자에게…여자란 기쁨과 충만을 안겨주는 존재다. 남자는 여자를…바라보기만 해도 황홀해지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입을 맞추면 영혼이 정화되고, 몸을 만지면 환희가 용솟음친다. 그러다가 합체를 하면 무아에 이르고, 절정에 다다르면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맛보게 된다. 그 향기, 그 음성…물론 서로 사랑하는 경우에 한하지만.
“어먹! 이걸 어쩌지….”
멀리서 또 한 무리의 머신들이 구름처럼 몰려오자 강유리는 내심 당황했다. 아무리 강심장의 소유자라지만 여기 랠리 경기가 벌어지는 벌판에서는 자못 두려움이 몰려오기도 했던 것이다. 더구나 점점 어둠이 짙어지는 순간이었으니….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기의 젖가슴이 N-Dos단 젊은 졸병의 목숨을 살린 사실을 알기나 할까? 그녀는 천장을 뜯어낸 머신에 앉아 발을 동동 구를 뿐이었다.
“자, 이거… 입으세요.”
그때 옆에 멈춰있던 1974년산 치타의 조수석 창문이 열리더니 웬걸! 연두빛 브래지어가 훨훨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그 연두빛 브래지어는 저물어가는 석양으로 인해 마치 야광처럼 빛나 보였다.
“고마워요, 치타!”
치타의 코-드라이버가 현성애인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이 이토록 고맙게 여겨지다니…강유리는 재빠른 동작으로 현성애의 브래지어를 제 알몸 위에 걸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이건 또 무슨 말씀?
“커요? 작아요?”
치타의 조수석 밖으로 목을 삐죽 내민 현성애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는데…커요? 작아요? 라니. 강유리는 브래지어의 후크를 채우다 말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긴, 현성애로서는 그 사실이 무척 궁금했다. 언제나 멋진 자태를 뽐내던 강유리…그녀의 몸매에 잔뜩 주눅들어 있던 차였는데, 에라 이번 기회에 사이즈나 확인해 보자는 심사였을까?
“딱 맞아요.”
“어머나…다행이에요.” 현성애는 기쁜 내색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녀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강유리와 강렬한 눈빛을 교환했다. 현성애는 ‘내 가슴도 저 애만큼이나 큼직하단 말이지…’하는 기쁨의 눈빛이었지만, 강유리의 눈빛은 전혀 의미가 달랐다.
‘저것이 호성오빠 옆에서 홀랑 벗었단 말이지?’
이를테면 이런 질투의 눈빛이었다. 숨막히도록 긴박한 순간을 넘기고 나니 본색이 드러난 것일까? 일단 강물에서 건져졌으니 떠내려간 보따리나 찾아봐?
하긴, 1974년산 치타의 내부에는 끈적거리는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유호성 씨, 이것 좀…이것 좀 빼줘요!’로 시작된 상황은 거절할 수도, 부추길 수도 없었다. 다만 시간이 급박하다는 사실만 인지했을 뿐.
“어떡해야 되죠?”
“아이, 급해요. 어서 빼달라니까!”
현성애는 진심으로 마음이 급한 모양이었다. 혼자서 팔을 등 뒤로 돌려 브래지어를 풀어내려 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등판에 쥐가 오르곤 했던 것이다.
“그래선 안 벗겨지지…우선 슈트부터 벗어봐요.”
급한 김에 드라이빙 슈트의 지퍼를 내리고, 그녀의 브래지어를 벗기고…창문을 열어 강유리에게 브래지어를 던져준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상황에서 현성애는 ‘커요? 작아요?’만 확인할 따름이었다.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사람은 유호성 뿐이었다. 검붉은 석양을 배경으로 그녀의 훌륭한 젖가슴이 실루엣으로 확연히 드러나고 있었으므로.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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