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교지도자, 6일간 이웃종교체험 러시아 성지순례

현대사 아픔 간직 ‘구세주 예수대사원’ 러시아교회 건축의 백미 ‘성바실리성당’ 정치·종교 공존하는 러시아 정교회

“성화의 상징성 이해 등 상호존중 이웃 종교에 대한 거리감 좁혀야”

[상트페테르부르크=이윤미 기자] “이웃 나라 종교 체험을 하면서 무엇보다 우리나라 이웃 종교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종교 간에 다른 것을 존중하고 배려를 해주며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더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자승 스님) “이웃 종교가 표상하고 있는 표징과 상징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단죄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형식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형상이고, 마음을 형식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성화의 상징성과 표징에 대해 이해하지 않고 왜 미신을 믿을까 예단하는 것을 조심해야겠죠.”(김희중 대주교)

이웃 종교 체험의 일환으로 지난 19~24일 러시아 성지 순례에 나선 국내 종교지도자들은 이웃 종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번 순례는 2010년 로마와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중국 취푸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박남수 천도교 교령,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동행했다.

순례단은 일정 중 모스크바 다닐롭스키수도원을 방문해 러시아 정교회 외무성 드미트리 대외관계국장을 면담하고 키릴 총대주교의 한국 방문을 청했다. 순례단은 모스크바 소재 구세주예수대사원을 비롯해 1만2000개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62개의 모자이크 프레스코화로 유명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성이삭성당, 코린트 양식의 거대한 기둥으로 유명한 카잔성당 등을 방문했다.

이웃 종교 체험의 일환으로 지난 19~24일 러시아 성지 순례에 나선 국내 종교지도자들은 이웃 종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번 순례는 2010년 로마와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중국 취푸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박남수 천도교 교령,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동행했다.
이웃 종교 체험의 일환으로 지난 19~24일 러시아 성지 순례에 나선 국내 종교지도자들은 이웃 종교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번 순례는 2010년 로마와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중국 취푸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인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박남수 천도교 교령,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동행했다.

▶러시아 정치와 종교의 공존=러시아 정교회는 988년 키예프공화국의 블라디미르 공후에 의해 정치적 목적으로 동방정교회를 수입, 국교로 지정됐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종교의 전파, 유입의 과정과 다르다. 러시아 정교회는 전통적인 민족 신앙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러시아 민족 정서에 녹아들어 러시아 정신과 문화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모스크바와 옛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전쟁의 승리와 왕의 업적을 기리고 민심을 보듬기 위해 세운 성당들이 즐비하다.

그중 성바실리성당은 러시아 교회 건축의 백미다. 모스크바 붉은광장의 진입로에 위치한 이 성당은 1552년 이반 대제가 카잔에서 타타르군을 물리친 것을 기념해 1555~1561년 세워졌다. 중앙의 대성당을 중심으로 8개의 성당이 팔각형으로 배치된 형태로, 꽃무늬와 나선형 문양ㆍ줄무늬 등 다양한 문양과 황금ㆍ루비ㆍ에메랄드 색 등 화려한 원색이 양파형 돔을 이루고 있다, 비잔틴 양식과 슬라브 문화, 유럽의 양식이 기묘하게 어울린 건축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준다.

모스크바 ‘구세주 예수 대사원’은 높이 105m의 웅장함과 황금돔 등 화려함을 뽐내지만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사원이기도 하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략을 신의 가호 아래 물리친 데 대한 감사로 알렉산드르 1세에 의해 1839~1883년에 지어진 이 성당은 1931년 스탈린에 의해 철저히 파괴된다. 스탈린은 성당을 허문 자리에 소비에트 궁전을 지으려 했지만 바닥에서 물이 차올라 공사가 두 차례 중단됐다가 1960년 모스크바 수영장으로 만들어진다. 성당이 재건된 것은 1990년대 개혁개방의 물결 속에 러시아 정교회의 권위가 회복되면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피의 사원’은 알렉산드르 2세가 암살된 장소로 유명하다. 황제가 환궁하던 마차에 폭탄이 투척됐지만 방탄마차 덕에 몸을 보호할 수 있었던 황제는 마차에서 내려 강가 언저리에 서 있다가 두 번째 폭탄 투척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내 사망했다. 알렉산드르 3세는 아버지를 기리며 성당을 세운 뒤 쓰러진 자리에 기념표식을 세우고 황금돔 지붕으로 장식했다. 이 테러는 크림전쟁 후 농노해방 등 사회 개혁을 펼친 알렉산드르 2세에 대한 반발 세력이 주도했다.

1818년 프랑스 건축가 몽펠라에 의해 설계된 ‘이삭성당’은 러시아 건축과 신고전주의 프랑스 건축 양식이 혼합된 형태로, 러시아 교회 건축에서 가장 큰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한다. 특히 희귀석을 갈아서 붙인 컬러 모자이크 성화는 변하지 않는 생생함으로 신비로움을 준다.

▶러시아 정교의 콘텐츠, 이콘=그리스어로 이미지ㆍ상을 뜻하는 ‘이콘’은 목판에 색 있는 밀랍을 뜨거운 쇠막대기로 녹여 칠하는 방식으로 그리는데 안료는 동물성ㆍ광물성ㆍ식물성 등이 다양하게 쓰인다. 먼저 짙은색을 넓게 바른 뒤 하이라이트 부분을 환하게 덧칠해 입체감을 부여한다. 그림의 내용은 주로 마리아와 아기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ㆍ일생ㆍ부활이 중심이다. 러시아인에게 이콘은 보이지 않는 것의 형상화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 물질을 통해 보여짐, 즉 현존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단지 그림이 아니다. 각 성당에는 수많은 이콘이 벽을 장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 각 가정에서도 이콘을 모셔두고 그 앞에서 기도하는 게 일상이다.


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