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우수 영업맨…그들만의 DNA는?

증권사 우수직원들이 꼽은 영업노하우 10계명

①체력은 경쟁력! 건강관리는 기본. ②패션에 신경 써라. ③고객 얘기부터 경청하라. ④고객에게 최고의 선물은 정보다. ⑤고객이 물어보기 전에 먼저 움직여라. ⑥다 듣고, 다 알고 난 모르는 것이 없다. ⑦자주 대화하고 대면하라. ⑧고객의 세제관리에 신경 써라. ⑨고객은 반드시 돌아온다 ⑩경쟁자와 실적 비교하며 동기부여 하라.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증권사별로 매년 지점에서 영업 성적이 우수한 직원을 선발해 시상한다. ‘팔아야 살아남는’ 영업직원들에게 우수 영업맨은 부러움의 대상이자 벤치마킹의 모델이기도 하다. 그들도 처음부터 탁월한 실적을 올린 것은 아니다. 말단부터 시작해 한해 한해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들어왔기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과연 이들에겐 어떤 피가 흐를까? 그들의 얘기 속에서 그 DNA를 찾아본다.

▶“뻔한 얘기는 NO! 다른 시각으로 차별화”=임병용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우리투자증권의 최우수직원으로 선정됐다. 2008년까지 모 외국계 은행에서 PB(프라이빗뱅커)로 활동한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경제를 거시적으로 접근하는 데 익숙했다. 처음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직했을 당시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임 부장은 “거시경제에서는 기업의 매출액을 세부 내역까지 구체적으로 보지 않는데, 증권사 업무는 그쪽 비중이 크다는 걸 실감하게 됐다”면서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직원들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기존 고객 유지도 쉽지 않은데, 신규 고객 유치는 더 힘들었다”며 “특히 VVIP 고객을 상대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런 그가 이직 바로 다음해에 우수직원으로 선정된 노하우는 뭘까?

바로 차별화 전략이다. 그는 “되도록이면 시장에서 돌지 않는 자료들과 예상치 못한 것들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매번 독특하고 신선한 정보와 분석을 준비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임 부장은 “몇 차례 그런 노력을 들이면 고객과의 간격은 점점 좁혀져 마침내 고객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비전공자라도 괜찮아”=김정환 현대증권 용인지점 PB영업팀장(차장)의 수상 경력은 화려하다. 종합실적 우수와 수익 부문에서 회사가 수여하는 ‘Youfirst대상’을 수상했다. 우수사원상과 정기포상은 일일이 다 꼽을 수도 없을 정도다. ‘비전공자’라고 자처하는 그는 사학을 전공했다. 1999년 현대증권에 입사, 본사 마케팅팀에서 근무를 시작한 뒤 고객관리시스템 구축에 참여하면서 김 팀장은 ‘영업이 내 적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PB영업 경력만 벌써 9년차가 됐다. 그동안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상담사, 펀드투자상담사, 한국재무설계사 등 자격증은 닥치는 대로 취득했다.

김 팀장은 “고객자산을 운용함에 있어 소믈리에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펀드가 좋은지 따져보고 고객의 결정 과정에 조언자가 되는 역할”이라며 “고객의 니즈를 알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접촉과 대화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상품은 투자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편이다. 수익이 날 때는 물론 수익이 악화될 경우에도 꾸준하게 연락하고 고민해 대안책을 제시하는 성실성을 가져야 한다는 게 그의 영업 원칙이다.

그는 “실제로 고객을 만나는 과정에서 해결책이 찾아지고 그런 경험들이 축적되면 고객의 요구사항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노하우가 쌓이게 된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고객 재산을 내 재산처럼”=김희옥 하나대투증권 서청주지점 부부장은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가 아니다. 업무와 큰 상관 없는 국문학을 전공했다. 서울 강남처럼 큰 무대에서 주로 활동해온 것도 아니다.

하지만 김 부부장은 지난 30년 경력 동안 “고객 재산을 내 재산처럼 관리한다”는 신조를 ‘금과옥조’처럼 지켜왔다. 이런 그의 신조는 시간이 흐르면서 ‘특별한 DNA’가 됐다. 장기 고객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고 실적도 꾸준히 늘어났다. 마침내 2013년도에는 ‘PB부문 분기 베스트플레이어’에 선정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 부부장은 “제가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며 판촉 등 분야에서 특출나지도 않다”면서 “그런데 오히려 이런 면이 자산과 고객관리에서 더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감성적인 면과 여성으로서의 세심한 부분도 장점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자산관리에 있어 항상 리스크를 체크하고 고객에게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손실 복구를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이어 “자기 재산처럼 관리를 해드리기 때문에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굳건해진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이렇게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들은 손실이 나도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 또 기존 고객들을 통해 주변사람들에게 ‘소개 마케팅’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노하우로 그는 “고객의 특성을 잘 기억하고 고객의 취향에 맞춰 맞춤형 자산관리와 응대를 하고, 고객이 그런 특별대우를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드린다”고 소개했다. 현재 서청주지점에서 5개월째 근무 중인 그는 “대형 지점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지만 고객자산 관리가 훨씬 수월하고 업무에 여유가 있어 새로운 고객 판촉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나만의 DNA는 국가대표급 오지랖”=정영희 KDB대우증권 그랜드마스터PB는 ‘국가대표급 오지랖’을 자랑한다. 고객의 경조사는 물론 자녀 교육 상담 등 사소한 일까지 꼼꼼히 챙긴다.

한번 거래가 끊긴 고객도 예외는 아니다. 명절 때 작은 선물을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며 ‘2011년 대우증권인상’ 등 굵직한 상을 받아온 것도 이런 오지랖의 결실이다.

정 PB는 “오지랖이라는 말은 ‘어머니의 윗옷 저고리’를 의미한다. 자기 자식이나 남의 자식을 가리지 않고 젖을 준다는 희생정신과 같다”면서 “영업과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이라도 도움만 줄 수 있다면 고객을 위해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을 위한 희생정신이야말로 진정한 국가대표급 PB영업”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진 ‘타고난 DNA’는 바로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정 PB는 “사실 사회에 막 나오면 대부분 비슷한데 노력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면서 “제가 오지랖이 타고난 것도 안주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생겨난 것 ”이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로 정 PB는 “모든 일에 해결사가 되라”고 조언한다. 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은 나에게 의뢰가 오지 않는다”면서 “난관에 봉착한 일들을 자신의 일처럼 해결하면 고객과 견고한 패밀리즘을 형성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좋은 시절에는 누구에게나 환영받지만 힘든 시기에 환영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힘들 때 옆에서 함께해주는 사람이 되면 영업에서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PB는 “영업직원의 최대 매력 중 하나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라며 “전문성은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힘이 되므로 ‘나’라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 꾸준히 공부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태형ㆍ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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