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드라마와 K-POP 일색이던 ‘한류시장’에 새 바람이 감지됐다. 국내에서 생산한 예능 콘텐츠와 포맷 수출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아시아를 사로잡고 있는 것. 아이디어 판매에서 완제품 수출까지 이어진 성과는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해 신한류의 동력으로 자리잡고, 꾸준한 ‘부가가치 창출’ 효과까지 얻게 되는 장점이 있다. 콘텐츠와 포맷을 수출해 인기를 얻고있는 프로그램의 면면도 화려하고 그 성공사례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 ‘나는 가수다’, ‘슈퍼스타K’…현지상황 맞춘 음악의 힘=‘언어의 장벽’을 넘어 잘 팔리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잘 통하는 프로그램은 따로 있었다.

K-POP 스타들의 화려한 무대와 노래가 어우러진 음악프로그램에서 진화해 중화권에 포맷을 추술한 KBS2 ‘불후의 명곡2’, JTBC ‘히든싱어’처럼 노래를 위주로 해 현지 상황에 맞게 변형도 가능한 “말 없이도 통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라는 것이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가운데 MBC ‘나는 가수다’의 경우 가장 성공적인 포맷 수출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0년 방영돼 국내에서도 신드롬을 불러온 ‘나는 가수다’는 2011년 말 중국 후난위성TV에 포맷을 수출하고 김영희 PD를 포함한 제작진이 제작지원까지 나섰다. MBC 관계자는 이에 대해 “드라마와 달리 제작기술을 포함한 모든 패키지 서비스를 중국에 제공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CJ E&M의 엠넷은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중국 후베이위성TV에 수출했다. 이에 오는 6월 30일부터 14부작 ‘슈퍼스타 차이나’를 방영할 예정이며, CJ E&M은 후베이위성과 공동제작에 나선다.

▶ ‘우결’, ‘런닝맨’…세계에서 통한 아이돌과 유쾌함=예능 시장에서도 아이돌의 힘은 거셌다. ‘천편일률’적인 예능 프로그램에 스타군단이 결합되니 해외 시장에서도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걸그룹 멤버들이 대거 출연했던 ‘청춘불패’, 아이돌 멤버들이 간간히 얼굴을 비친 ‘출발, 드림팀’이 이 같은 사례다.

특히 신한류돌인 조권-가인 커플과 닉쿤-빅토리아 커플이 출연하며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모은 ‘우리 결혼했어요’는 지난해 7월 소니픽쳐스 엔터테인먼트와 ‘우결-세계판’ 제작 논의를 진행, 현재 전세계 21개국에서 방영 중이다.

SBS의 콘텐츠 수출 성공사례로 꼽히는 ‘런닝맨’은 아시아 레이스를 통해 베트남 홍콩 등지에서의 인기를 실감했지만, 처음부터 프로그램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SBS 프로그램의 중화권 수출을 맡고 있는 유원리 SBS콘텐츠허브 과장은 “웃음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런닝맨’이 처음부터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유쾌하다’는 공통적인 반응은 있었다. 그 이후 스타일이 익숙해지는 게스트에 대해 관심을 갖고, 특히 아이돌이 나올 때는 해외팬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 정서적 공감대 형성한 ‘포맷의 힘’ㆍ긴밀한 협력=‘포맷의 힘’이 곧 ‘예능의 힘’이 됐고, 국내 방송사와 중화권 방송사와의 긴밀한 협력은 판매에 활기를 더하기도 했다.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의 지형도를 바꾼 ‘일밤’의 두 코너가 그렇다. ‘아빠! 어디가?’의 포맷은 최근 중국 후난위성TV에서 사들였다. MBC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부자코드가 1가구1자녀 정책이 보편화된 중국에서 공감을 이끌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포맷 수출이 논의 중인 ‘진짜 사나이’의 경우 “군 부대라는 특수한 장소를 소재로 한 한국적인 프로그램이지만 중국 시장에서 시선을 끄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한다. “리얼 다큐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접근하면 성공적인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SBS에서 홍콩으로 수출한 ‘정글의 법칙’이나 ‘스타킹’은 중화권 방송사와의 긴밀한 관계로 거둬진 성과다. 유원리 과장은 “홍콩 방송사와의 긴밀한 협조로 국내 콘텐츠를 다양하게 소개하려고 한다”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 콘텐츠 판매도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 2003년 시작된 예능 수출…현재 상황은?=지난 2003년 중국 국영 CCTV를 통해 KBS1 ‘도전 골든벨’의 포맷이 처음 수출된 이후,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이나 SBS ‘진실게임’, KBS2 ‘미녀들의 수다’, MBC ‘러브하우스’가 수출되며 명맥을 이어왔지만, 사실 현재까지도 콘텐츠와 포맷 수출이 성황을 이룬다고 평가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전세계 방송사와 제작사가 그들의 콘텐츠를 사고 파는 아시아 최대시장인 ’부산콘텐츠마켓 2013(BCM)‘의 박동우 사무국장은 “드라마 위주이던 한류시장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현재까지 직접적인 거래가 활발하거나 많은 콘텐츠가 판매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예능 프로그램이 꾸준히 수출되면 한류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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