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에서 형태가 서서히 드러나는 기이한 여자. 사람인지 정령 따위인지 알 길이 없다. 선명하지 않기에 갈증이 난다. 압축과 전치, 은유와 환유. 꿈을 이해하는 두 단계다. 꿈은 머릿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본인의 생각이나 경험을 뒤틀어 보여주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로 데려가기도 한다. 꿈은 이성적 사유가 사라진 자의적 공간이다. 그 밑바닥에 잠들었던 질문들이 생물이나 공간의 형태로 작가의 눈앞에 현실로 나타난다. 일어나면 잡힐 듯 사라져버린 이미지가 아쉽기만 하다. 백효훈 작가는 이러한 꿈을 ‘장지(壯紙)’ 위에 옮겼다. 닥 펄프로 만드는 장지는 물감이 번질 때 우연한 효과를 낸다. 비논리적인 꿈에 알맞은 물성이다. 삼청로 갤러리 도스 ‘사적 신화(Private Myths)’전. 2월 5일부터 11일까지.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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