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그리 대단한 코멘트도 시식 이후 나오는 것이 굉장히 과장된 표정도 아니지만, 이 말을 일종의 신호탄 같았다. 채널A ‘먹거리X파일’이 대한민국 요식업계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할 때마다 이영돈 PD는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저도 ㅇㅇ 참 좋아하는데요”라고 말했다. 해당 업체들은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도마에 올랐고, 검증된 음식들은 시청자들의 손을 떨게 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이영돈 PD가 간다’는 ‘그릭 요구르트를 아십니까’ 편을 기획, 국내에서 판매 중인 그릭요거트의 맛을 보고 진위 여부를 가렸다. 김세현 고려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셰프 미카엘, 푸드칼럼니스트 이미령 등 전문가 집단이 참여해 ‘그릭요거트’라는 이름으로 신판되고 있는 제품들을 시식한 후 평가를 내렸다. 반응은 한결 같았다. 전문가들은 “디저트 같다”, “텁텁하고 쓴 맛이 난다”고 평가했고, 방송에선 초반부터 국내에서 시판 중인 그릭요거트 중 ‘진짜’는 없다고 공언했다.

문제가 생겼다. 방송 이후 취재대상이자 비교대상이 됐던 한 요거트 업체 사장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영돈 PD가 간다, 그릭요거트 방송 왜 이런 식입니까’라는 글을 게재하며 항의했다.

해당 글에서 Y요거트 사장은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무가당이 있다고 설명했음에도 가당요거트와 오이가 들어간 요거트 음식을 먹은 후 방송에 내보냈다’, ‘셰프, 교수가 요거트 전문가라고 할 수 있나’,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연구해 만든 요거트가 제대로 된 그릭요거트가 아닐 수 있나’ 라고 주장했다.

이영돈 PD는 한바탕 논란을 빚은 17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프로그램의 작가와 팀장이 해단 업체를 만나 오해를 풀었다”며 “재검증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재검증을 위해서는 해당 업체를 다시 방문해 그릭요거트를 만드는 과정을 촬영한 뒤 이번주 방송분에 내보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방송은 굉장한 화제를 모았다. 채널을 옮긴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 JTBC판으로 부활한 모습이었다. 그간 ‘먹거리X파일’로 인한 공적이 워낙에 컸던 데다, 이영돈 PD가 가진 스타파워로 인해 방송 내내 ‘그릭요거트’는 실시간 검색어 1위의 주인공이 됐다.

방송이 그릭요거트를 찾아나서는 과정에선 아쉬움이 적지 않다. 국내에선 “그릭요거트에 대한 기준이 없어 기준을 마련해보고자한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무색하게도 기준도 잡히지 않은 그릭요거트를 진짜, 가짜로 치부했다는 점이 오류로 비친다.

이 PD는 “그릭요거트를 만드는 데에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건 아니다. 좋은 원유에 유산균만 넣으면 되는 굉장히 단순한 식품이다. 좋은 원유라는 것은 자연의 풀을 먹고 자란 소를 통해 얻어진다. 그 제조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 중인 그릭요거트는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제품이 별로 없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분유가루도 넣고 설탕도 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에서 특정 업체를 겨냥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단지 좋은 요거트를 찾는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PD의 이야기처럼 제대로 된 검증을 위해서하면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방송에선 오직 질감과 맛을 통해서만 평가했다. 재검증을 하려면 제조과정을 직접 봐야한다는 답변은 매회 큰 파장을 불러오는 프로그램 제작진이 왜 진작에 그 과정을 담을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물론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듯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자연의 맛을 가진 그릭요거트”는 당연히 첨가물이 있는 요거트와는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럴 지라도 ‘방송의 권력’과 이영돈 PD 이름 앞에 따라오는 ‘스타파워’ 등의 파급력을 감안했다면, 신중하지 못한 접근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영돈 PD가 간다’는 전주에 이어 오는 22일 방송분을 통해 ‘그릭 요거트, 직접 만들어 보겠습니다’ 편을 방영한다. 우리나라에서 건강한 우유를 찾는 과정과 그 건강한 우유로 요거트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불어 앞서 항의한 요거트 업체의 재검증 과정이 담긴다면 이날 방송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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