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학생 많은 가리사 대학 타깃…테러범들 기숙사 난입 난사·인질극 당국, 배후인물로 ‘모하메드 쿠노’ 지목…美 정보당국도 ‘하드코어’지하디스트 지칭
테러 발생 15시간, 147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 고작 4명의 테러범에 의해서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샤바브가 케냐 북동부 가리사 대학에서 자행한 테러로 말미암아 케냐는 지난 1998년 미국 대사관 테러 이후 17년 만에 최악의 인명피해를 경험했다. 알샤바브의 지도자 모하메드 쿠노가 이번 테러를 계획한 배후로 지목되면서 21만5000달러의 현상금이 걸린 그의 정체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차별 총격난사로 쓰러진 젊은이들=2일(현지시간) AFP통신, NBC방송 등 여러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모두 147명이 사망했고 희생자 대다수는 학생이었다. 경찰은 2명, 군인 1명, 경비원이 2명이었다. 케냐 내무부는 사망자 외에 7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테러범들은 1일 새벽 가리사 대학 기숙사에 침입해 무차별 총격난사를 벌였으며 15시간 동안 학생들을 인질로 붙들었다. 케냐 군ㆍ경은 곧 진압작전을 벌였고 목격자들은 복면을 한 테러범들이 ‘무차별로 사격’하고 ‘총소리와 폭발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조셉 은카이세리 내무장관은 이들이 자살용 폭탄을 두르고 있었고 스스로 폭발물을 터뜨렸다며 “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4명의 테러리스트가 숨졌다”고 말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진압작전 이전, 알리 무함마드 레이지 알샤바브 대변인은 “우리 대원들이 여전히 그곳(가리사 대학)에 있고, 그들의 임무는 알샤바브에 대항하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라며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NBC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알샤바브 첩보부대인 암니야트(Amniyat) 소속으로 ‘오랜기간’ 테러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는 지난 1998년 213명이 숨진 알카에다의 나이로비 미국 대사관 차량폭탄테러 이후 17년 만에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테러다. 지난 2013년 67명이 사망한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보다 사망자수가 더 많다.
▶테러, 기독교인 겨냥했다=알샤바브의 이번 테러의 목적은 기독교인들에 대한 보복테러인 것으로 추정된다. 알샤바브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비무슬림과 무슬림을 분리시키기 시작했다면서 “신앙심이 없는 자들에 대한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알샤바브의 라게 대변인은 “케냐 기독교 정부가 우리나라를 침공했기 때문에” 공격을 하게 됐다며 지난 2011년 케냐군이 알샤바브를 축출하기 위해 소말리아에서 벌인 작전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그는 또한 무슬림의 땅에 많은 기독교인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가리사 대학이 이번 공격대상이 됐다며, 대학교육은 케냐가 “기독교와 (이슬람에 대한)부정행위를 전파하기 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케냐는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와 싸우고 있으며, 알샤바브가 본거지로 삼고 있는 소말리아는 케냐를 한때 식민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케냐에는 소말리아인도 상당수 거주한다.
▶테러 배후 모하메드 쿠노는?=한편 케냐 당국은 147명이 사망한 ‘가리사 대학 테러 공격’을 조종한 배후인물로 ‘모하메드 쿠노·사진’를 지목하고, 2일 지명 수배령을 내렸다. 체포 현상금은 21만5000달러(2억3500만원)다.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쿠노는 케냐 태생 소말리아인으로, 나이는 30대 중반이다. ‘모하메드 둘라덴’이란 이름을 비롯해 여러 가명을 갖고 있다. 둘라덴은 소말리아 말로 양손잡이란 뜻이다. 미 정보당국은 그를 ‘하드코어’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로 부르고 있다.
2007년까지 가리사에서 이슬람학교(마드라사) 교장을 지낸 쿠노는 이후 소말리아로 건너가, 반정부단체인 이슬람법정연대(UIC)에 몸담았다. UIC는 2006년 소말리아 전쟁 당시 소말리아 전역을 장악, 과도정부를 위협했던 단체다. UIC가 붕괴하자 쿠노는 이번에는 반군 무장단체 히즈불이슬람에 가담했다. 히즈불이슬람은 2010년 알샤바브와 통합됐다.
쿠노는 케냐와 접경한 소말리아 남단 주바랜드에서 알샤바브 조직을 이끈 지도자 중 한 명이며, 소말리아에서도 강경파로 잘 알려져 있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그동안 주바랜드에서 여러 차례 발생한 알샤바브의 케냐 군인 공격, 케냐 민간인 공격의 용의자로도 지목받고 있다.
한지숙ㆍ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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