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활황기 무리하게 집을 샀다가 과도한 대출이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우스푸어’를 만나면 가장 흔히 듣는 말은 ‘그땐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신도시, 뉴타운 등 온갖 개발 계획이 쏟아졌고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수백미터의 긴 줄이 늘어섰다. 집값의 80% 이상 대출도 어렵지 않게 은행에서 해결해 줬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손해를 보는 것만 같았다.
특정한 행위가 일어난 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조건을 강조하는 태도를 ‘결정론’이라고 부른다. 따지고 보니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부동산 과열기 집을 사는 행위는 가장 일반적인 것이었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우스푸어들은 어느 순간 스스로 ‘결정론자’가 돼 버린다.
하우스푸어들이 처음부터 결정론자였던 것은 아니다. 행위 이전 ‘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며 스스로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었다. 집을 사는 건 나의 의지에 따른 선택의 결과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경기여건과 주택시장 전망 등을 분석해 스스로 사기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자유론’이라고 부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자유론’과 ‘결정론’은 동전의 앞뒤면 같다. 행위 이전의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에 집중하는 게 자유론, 행위 이후 그 과정의 불가피함을 강조하는게 결정론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에서 결정론이 주류 담론으로 떠오를 때는 보통 상황이 나빠졌을때다.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 지경까지 왔는지 따지는 것이다. 2~3년전 하우스푸어가 가장 큰 화두였던 때가 대표적이다.
반면, 시장 활성화에 기대감이 커지면 자유론적 논의가 많아진다. 최근 1~2년 사이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집을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라는 식의 자유론적 논의가 많아진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극심한 전세난, 쏟아지는 부동산 부양책,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진 금리 등도 이젠 주택을 살 때가 됐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하우스푸어 신세처럼 앞으로 상황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몇년후 스스로 결정론자가 되어 지금의 선택이 선택이 아니었다고 후회할지 모른다.
확실한 건 시장은 계속 변한다는 사실이다. 당장 시장 분위기가 좋다고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며칠전 김경식 국토교통부 차관은 “내년부터 공급과잉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체 임원은 “올해 내 빨리 분양을 끝내고 빠져 나오란 이야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중장기로는 방향이 정해졌다. 인구구조는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하고 있고, 가구 규모는 1~2인가구 중심으로 소규모로 바뀌고 있다. 임대시장은 월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시장 상황은 급변할 것이다.
지금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스크린 찢은 ‘댕’ 소리…드뷔시부터 고서방까지, ‘오디세이’ 음악사 [백스테이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5/news-p.v1.20260819.fca8484b83c84c22bd209479c7a9a724_T1.jpg?type=h&h=240)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