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롯해 금호ㆍ현대ㆍ두산ㆍ한진ㆍ롯데ㆍ한화ㆍ동아건설 등 씁쓸한 뒷맛 남겨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 6일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상속 재산을 놓고 벌어진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이에 벌어진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1심에 이어 이건희 회장의 손을 또 들어줬다. 이건희 회장은 누차 강조해 왔던 적통성을 인정받고 마무리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번 재판을 계기로 그동안 여러 재벌가(家)에서 있었던 형제 간 상속ㆍ경영권 분쟁이 다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돈 앞에서는 부모ㆍ형제도 없다’ ‘있는 사람들이 더 무섭다’ 등의 옛말도 다시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수그러드는 듯했던 금호가 형제간의 분쟁은 최근 다시 악화되고 있다. 형인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3일 보안요원에게 금품을 주고 정보를 빼내려 한 혐의(배임증재)로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기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금호그룹은 오너 형제간의 갈등으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박삼구)과 금호석유화학(박찬구)으로 갈라졌다. 이후로도 검찰 수사와 고발, 계열분리와 상표권을 둘러싼 소송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재벌가 형제 간 다툼은 꾸준히 있어 왔다. 범(汎) 현대가의 갈등은 2001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타계할 무렵 불거져, 2000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간의 갈등은 ‘왕자의 난’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3년 정몽헌 회장이 사망한 후에는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현정은 회장의 시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 사이에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시숙의 난’으로 이어졌다. 2006년에는 정몽준 의원이 이끄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을 매입하면서 ‘시동생의 난’까지 빚었다.

두산그룹은 오너 형제간의 갈등이 폭로전으로 번지면서 오너 일가가 기소를 당하기까지 했다. 두산그룹은 2005년 고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겨줄 때만 해도 가족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며칠 뒤 박용오 전 회장이 동생의 회장 취임에 반발해 검찰에 그룹의 경영 현황을 비방하는 투서를 제출하면서 싸움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그 과정에서 분식회계 등 오너 일가의 치부가 드러나 충격을 줬다.

한진그룹은 2002년 고 조중훈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장남인 조양호 회장,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 4남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결국 조남호 회장의 한진중공업그룹과 조정호 회장의 메리츠금융그룹은 한진그룹에서 독립했다.

롯데그룹도 1996년 서울 영등포구 소재 37만평의 롯데제과 부지 소유권 문제를 놓고 맏형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계열분리해 나간 막내동생 신준호 푸르밀(옛 롯데우유) 회장이 다투면서 내홍을 겪었다.

롯데는 2010년 롯데마트를 통해 PB 상품인 ‘롯데라면’을 내놓으며 라면 시장에 뛰어들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시장은 셋째동생인 신춘호 회장의 농심(옛 롯데공업)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1960년대 신춘호 회장의 라면 사업 시작을 놓고 의견이 갈렸고, 결국 신춘호 회장은 형에게서 독립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과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 간 재산 상속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싸움으로 번졌다. 동아건설도 최원석 전 회장과 형제들 간의 재산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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