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샌드위치 시장 절반 잠식 전통음식 ‘잠봉뵈르’ 밀어내
미국 햄버거의 프랑스 대공습이 시작됐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식 햄버거가 프랑스인의 절대적 사랑을 받았던 ‘잠봉 뵈르’(jambon beurre)를 밀어내고 프랑스 패스트푸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프랑스에서 소비된 햄버거는 총 9억7000만개로, 샌드위치 판매량(20억개)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FT는 “햄버거가 최고급 요리의 천국인 프랑스에서 음식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2007년만 해도 샌드위치 판매량의 14.3%의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6년 새 햄버거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급증한 것이다. 햄버거의 뜨거운 인기를 타고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그동안 까다로운 시장으로 여겨졌던 프랑스 진출에 날개를 달게 됐다.
지난 1997년 실적 부진으로 프랑스에서 철수했던 버거킹은 15년 만인 2012년에 전격 컴백을 선언, 마르세유 프로방스 공항에 매장을 열고 영업을 재개했다. 버거킹은 향후 프랑스 전역에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 연간 1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맥도널드도 마찬가지다. 최근 수년 간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프랑스는 미국, 일본, 중국 등에 이어 맥도널드에 6번째로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에 전통 요리를 고수해왔던 레스토랑들도 햄버거를 메뉴에 올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파리 소재 식품 컨설팅업체 지라 콩세이(Gira Conseil)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전통 식당의 75%에서 햄버거를 주문할 수 있다. 심지어 레스토랑 3곳 중 1곳에서 햄버거는 스테이크와 생선 요리를 밀어내고 최고 인기 메뉴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FT는 “햄버거의 폭발적 인기는 오랫동안 프랑스의 자존심이었던 미식 문화에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잠봉 뵈르=프랑스의 대표적 빵인 바게트를 반으로 잘라 속에 버터를 바르고 햄을 채워넣은 샌드위치. 하루 평균 220만개 이상이 팔릴 정도로 인기있는 식품이다. 프랑스어로 잠봉(jambon)은 햄, 뵈르(beurre)는 버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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