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빵. 그 사이에 채워진 건 햄과 베이컨, 계란과 치즈 같은 흔한 재료 뿐일지라도, 샌드위치의 한 입엔 여러 음식의 오묘한 조화가 있다.
무엇을 담느냐는 전적으로 만드는 사람의 몫이다. 사람과 취향에 따라 모양과 맛, 색깔을 달리하며 변신하는 샌드위치는 우리네 비빔밥과도 비교할만한 무한 변신의 매력을 갖추고 있다. 어울리는 재료, 어울리는 음식으로 함께 채우면 샌드위치의 맛은 더 배가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뉴욕 시내 유명 샌드위치 요리사들을 통해 샌드위치 요리의 핵심들을 소개했다.
▶신선함, 온도, 풍미 살릴 재료선택=맛있는 샌드위치 만들기는 질감과 온도, 신선함이 좌우한다.
일단 빵의 신선함이 샌드위치의 질을 결정한다. 단 바게트빵같은 단단한 빵보다 부드러운 빵을 선택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내용물이 쉽게 밖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토마토, 오이, 허브 등의 주요 내용물들은 사용 직전에 잘라 최대한 신선함을 유지하는 게 좋다.
적당한 온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뜨겁고 촉촉한 느낌이 차갑고 건조한 것보다 낫다.
맛을 배가시켜 줄 재료를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피클이 주는 약간의 시큼함은 입맛을 자극한다. 바 프라이미(Bar Primi)의 살 람보글리아 주방장은 이탈리아 피망절임과 졸여서 만든 적양파를 샌드위치에 넣는다. 적양파를 허브와 함께 빈꼬또(vincotto, 포도나 와인을 졸여 만든 소스)로 적시고 발사믹 식초를 더해 졸여내면 된다.
약간의 기름진 맛도 식감을 풍부하게 만든다. 업랜드(Upland) 주방장 저스틴 스마일리는 “지방을 무서워할 수 없다”며 샌드위치 빵에 올리브유나 일본산 큐피(Kewpie) 마요네즈를 부어 굽는다.
바삭한 질감을 얻는 비결도 있다. 맨해튼과 브루클린에 음식점 마일엔드(Mile End)를 운영하는 노아 베르나모프는 치킨샐러드로 샌드위치를 완성한다. 치킨의 바삭한 껍질 맛을 잘 살리기 위해서다. 오리나 거위 껍질요리인 그라이븐스(gribenes)를 찰라(challah) 빵에 넣어 유대인식으로 음식을 만든다. 그라이븐스가 없다면 베이컨이나 감자튀김을 넣을 수도 있다.
샐러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브루클린 샌드위치점 솔티(Saltie)는 이탈리아 빵인 포카치아(focaccia)에 양파커리, 썰어절인 당근에 비트, 민트, 실란트로 같은 신선한 허브 등을 섞어 만든 샐러드를 사용한다.
▶이색적인 아이스크림ㆍ참치 샌드위치=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빵과 빵 사이에 한가득 들어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20세기 초부터 미국에 등장했다. 얇은 웨이퍼(빵과자)에 아이스크림을 끼워넣은 것으로 맨해튼의 바우어리 지역이 원조다.
아이스크림콘의 컵과는 달리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사용되는 빵은 단순히 아이스크림을 담는 콘 컵과는 달리 온전히 음식의 일부가 됐다는 평가다. 이 빵도 발전을 거듭해 처음엔 웨이퍼였다가 나중엔 쿠키, 케이크로 변형된다.
한 세기가 지나면서 종류도 다양해졌다. 뉴욕의 펄앤애쉬(Pearl & Ash)에서는 고전적인 빵-아이스크림-빵 3단으로 구성된 직사각형의 샌드위치를, A.B.비아지(Biagi)에서는 베이글에 아이스크림을 끼워넣은 샌드위치를 팔기도 한다. 아이스크림 위에 삼각형 와플을 얹고 그 위에 다시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도 있다.
한 태국 음식점에선 중국식 번빵 안에 코코넛 잭프루트 아이스크림, 코코넛크림과 설탕으로 맛을 낸 찰밥을 넣어 만든 태국식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카놈팡아이팀’을 서비스한다.
뉴욕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면 참치를 담은 샌드위치는 이탈리아의 향을 담는다.
보통 미국식 참치 샌드위치는 참치캔을 따서 마요네즈 드레싱과 섞고 다진 셀러리와 함께 통밀빵 위에 얹어 빵으로 싸서 먹는다. 그런데 이탈리아식은 마요네즈 대신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올리브유, 마늘, 파슬리와 함께 올리브와 엔초비를 섞으면 강한 풍미를 내는 샌드위치 소스를 만들 수 있다. 1~2장의 상추에 참치 조각을 크게 놓고 계란을 덮어 소스를 뿌리고 치아바타(ciabatta) 빵이나 바게트빵으로 싸면 완성이다.
NYT는 만족할만한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서 양질의 이탈리아 혹은 스페인산 참치캔을 사용하도록 권했다. 통조림에 참치 기름이 풍성한 캔이 더 촉촉하고 맛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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