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과 가 장 비슷한 ‘곡면TV ’ 이미지 왜곡 적고 몰입감 높아 ‘ 화질=곡률전쟁 ’ 삼성 · LG전자 글로벌 시장선점 경쟁 후끈
어느 방향서 시청하든 최적 시청감·몰입감 제공 아이맥스영화관 느낌 만끽
대가족 신흥국 덜 휜 모델 핵가족 중심 선진국은 많이 휘어진 TV 선호
스포츠·영화 팬은 커브드 뉴스·시사프로 주시청땐 평판TV가 보기 편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2014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세계 TV 시장 1ㆍ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곡면(커브드ㆍCurved) TV 전쟁’을 펼쳤다. 두 회사는 전시회에서 역대 최대 크기의 105(인치)형 곡면 TV와 휘어지는 가변형 TV를 선보이며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곡면 TV는 화면이 오목하게 휘어져 시청자가 어느 위치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해도 동일한 화질을 느낄 수 있다. 화면 중앙에서 모서리까지 거리가 달라 화면 왜곡이 나타나는 평판 TV와 달리 곡면 TV는 화면 어느 곳이든 시청 거리가 동일해 화면 왜곡이 없다고 전자업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달 개막한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어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이벤트가 몰려 있다. 또 초고화질(울트라 HDㆍUHD) 방송도 단계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어서 TV 구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TV’로 각광받고 있는 곡면 TV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왜 평판 TV보다 우수한지, 어느 정도의 화면 각도가 최상인지, 곡면 TV에 잘 맞는 프로그램 종류가 무엇인지 등 곡면 TV 구매를 생각하는 수요자들의 궁금증을 모아 곡면 TV의 비밀을 알아봤다.
▶곡면 TV, 구(球) 모양의 우리 눈과 흡사…왜곡 가장 적어=곡면 TV 개발은 사람이 실제로 세상을 볼 때 상(像ㆍimage)이 맺히는 원리에서 출발했다. 우리의 눈은 안구(眼球ㆍeyeball)라 불릴 정도로 동그란 구(球) 형태의 모습을 띠고 있다.
안구는 외부에서 들어온 시각 정보를 수집해 뇌로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이때 외부의 시각정보, 즉 상은 안구 안쪽에 오목하게 잡히게 된다. 가운데가 들어간 곡면 TV 화면과 흡사하다. 실제로 우리가 볼 수 있는 한계치까지 영화를 보여준다는 아이맥스 영화관은 스크린의 양옆이 오목하게 휘어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TV는 볼록한 브라운관(CRT)을 채용했거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이용한 평판 TV였다. 브라운관 TV는 전자총에서 나온 전자가 브라운관 유리에 칠해진 형광물질을 자극해 다양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자빔에 의한 네 모서리 부분의 화상 왜곡 등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
평판 TV의 경우 시야각 끝부분이 중심부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외곽부 인지도 감소현상’이란 단점이 발생했다. 안구의 모양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영화관 앞 자리에 앉을수록 화면 양쪽 끝 부분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그 사례다. 결국 우리는 TV를 통해 평소 사물을 볼 때처럼 정확한 상이 아닌, 다소 왜곡된 상을 봐온 것이라 할 수 있다.
TV 개발자에게 곡면 TV는 늘 도전과제로 여겨져 왔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패널 뒤에서 빛을 내 화면을 맺히게 하는 발광체, 백 라이트(back light)는 구부리기 어려운 부품으로 구성돼 있어 문제였다. LCD TV의 경우 백 라이트로 주로 냉음극 형광램프(CCFL)를, LED TV의 경우 LED를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문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개발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됐다. OLED 패널은 유리기판 사이에 스스로 빛을 내는 형광성 유기물질을 집어넣은 패널로, 백 라이트가 필요없어 얇게 만들 수 있고 쉽게 구부릴 수 있다.
물론 기존 LCD 패널로 곡면 TV 제작을 만들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백 라이트를 곡률에 맞게 구부리려면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영화는 곡면 TV, 뉴스는 평판 TV가 보기 편해”=곡면 TV의 화질은 바로 곡률이 좌우한다. ‘얼마나 많이, 정밀하게 구부렸는가. 균일한 화질을 선보일 수 있는가’가 곡률의 핵심이다.
하지만 곡률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화면이 클수록 휘는 각도가 커질 뿐만 아니라 한 공간에서 몇 명이 TV를 보느냐에 따라 적정 곡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체들은 개발을 시작한 5년여 전부터 전 세계 수천명의 소비자를 상대로 실험을 해 왔다. 또 소비자 수요와 논문을 조사하는 한편 곡률에 따른 시뮬레이션도 거쳤다.
김영민 LG전자 TV시장상품기획팀 부장은 “업체마다 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최적의 곡률을 도출하고 있다”며 “가구당 가족 수가 많은 편인 동남아 등 신흥 국가는 많은 사람이 넓게 볼 수 있게 상대적으로 덜 휘어진 TV를, 가족 수가 적은 편인 북미 등 선진 국가는 개인이나 소수가 (화면에) 집중하기 좋도록 상대적으로 많이 휘어진 TV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다른 곡률반경을 적용하고 있다. 화면을 휠 수 있어 곡률 조정이 가능한 가변형 곡면 TV의 경우 삼성전자는 4200R(반지름이 4200㎜인 원)인 반면, LG전자는 4600R이었다. 곡률반경이 작을수록 휘어지는 정도가 크다. 두 회사는 각종 조사를 통해 최적의 시청 환경을 제공하는 곡률 반경을 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인들의 평균 TV 시청거리가 3~4m인 점을 고려해 최적의 곡률 반경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평균 3.5~5m 거리에서 두 사람이 80㎝ 간격으로 앉아 가장 편안하게 TV를 시청할 수 있는 곡률 반경”이라고 강조했다.
프로그램별로도 맞는 TV가 있다. 김 부장은 “생동감 있는 영화, 스포츠, 다큐멘터리 등은 넓게 볼 수 있는 곡면 TV가 좋다”면서도 “텍스트 위주의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은 종이 같은 평면으로 텍스트를 접하는 습관이 있어 평면 TV가 보기 편할 것”이라고 권했다.
신상윤 기자/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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