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고민끝에 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을 내놨다. 노사정 대타협 결렬로 노동시장 구조개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각종 노동현안들이 묻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특히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청년 실업률이 9%에 이르는 등 고용이 보다 악화되는 상황에서 노동시장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밝힌 노동시장 개혁 추진계획 촛점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미래세대인 청년과 기성세대인 중ㆍ장년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세대간 상생고용을 촉진한다는 데 맞춰졌다. 내년부터 60세 정년 연장이 의무화되면서 청년 취업난과 함께 장년 근로자의 고용불안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여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민간기업에 비해 정년까지 근무하는 비율이 높아 정년이 연장되면 재직자 고용기간도 길어져 청년 신규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에 공공부문부터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한 임금체계 개편, 상생고용 등에 앞장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토대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민간부문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다.
정부는 우선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목표로 추진할 방침이다. 2016~2017년 총 6700명의 신규채용을 목표로 각 기관이 임금피크제도를 설계토록 유도해 이를 경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간부직에만 적용되던 성과연봉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성과에 따라 임금에 차등을 둘 방침이다.
아울러 민간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늘리기 위해 조선과 금융, 제약, 자동차, 도소매 등 6개 업종을 선도업종으로 정해 임금피크제 모델 개발 및 적용을 추진한다. 또 30대 기업과 중점관리 대상 사업장(551개소)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지도, 지원할 계획이다.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 관련 취업규칙 변경 절차와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도 관련 법 적용 및 해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데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노사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청회, 토론회 등을 추진해 노사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뒤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할 방침이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대책도 함께 내놨다. 다음달 31일까지 청년 집중취업지원기간을 설정해 보다 많은 구인기업을 개척하고,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과 지역별 일자리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취업난이 심각한 인문계 전공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등 기술교육을 강화해 취업을 유도하고, 해외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해외취업시스템도 보다 강화한다. 원ㆍ하청의 상생협력을 지원하는 것도 청년들에게 보다 질 높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원청의 상생협력 노력을 유도하고, 공정거래관행 정착, 공공조달의 역할 강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근로여건이 개선되면 청년들의 취업 기회도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청이 하청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면 출연금의 7%를 세액공제해 주는 세제혜택안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함께 납품단가 조정신청 기한을 기존 7일에서 20일로 연장하는 등 하청기업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한편 하도급대금 미지급이나 지연 지급과 같은 불공정거래 관행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상생 촉진 방안을 내놓은 것도 이들 직종 간 격차와 차별이 보다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했다. 현재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는 12%로 지난해보다 커졌고, 저임금 근로자와 같은 취약근로자 비중도 높아지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로 고용형태별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제ㆍ개정할 방침이다.
기간제의 경우 상시ㆍ지속 업무에 대한 정규직 고용 원칙을 규정하고, 정규직 전환 대상자의 평가, 선정 및 전환기준, 방법 등을 공지할 계획이다.
사내하도급 근로자도 원청의 동종ㆍ유사업무 근로자와 비슷한 수준의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특수형태업무종사자는서면계약 의무화, 부당계약해지 제한 등의 내용을 가이드라인에 담을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안정성 제고를 위한 입법 등 조치가 필요한 사항과 노사정간 추가 논의키로 한 과제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오는 8~9월 중 2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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