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으로 물든 하늘과 잔잔한 바다가 맞닿은 곳에 한 그루 나무가 하얗게 불을 밝히고 서있다. 사위는 어두운데 어떻게 나무만 밝게 빛나는 걸까. SF 영화 속 장면같은 이 작품은 사진작가 이정록이 ‘연출한 사진’이다. 이정록은 ‘밝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진의 메커니즘을 활용해 신비로운 ‘생명나무’ 연작을 탄생시켰다.
사람들은 작가가 나뭇가지에 무수히 많은 알전구를 매달아 촬영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전구는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 ‘뽀샵’도 하지 않았다. 커다란 나무에 오로지 서치라이트, 플래시를 4시간 넘게 비추며 나무에 전구가 켜진 듯한 ‘판타지’를 창출한 것이다.
작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세계를 표현하고 싶었다. 생명나무는 하늘과 땅, 현실과 피안을 이어주는 오브제”라고 했다. 이정록이 제주에서 작업한 신작은 서울 충무로 신세계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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