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키우기도 끝났다. 하드웨어 성능경쟁도 무의미해졌다. 남은 건 가격 뿐이다.
전자업계 치킨게임 절대강자 삼성전자가 핵심 수익원인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에 나섰다. 과거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일본 및 독일, 대만 업체를 고사시켰던 삼성전자 치킨게임 실력이 평판TV를 넘어 스마트폰에서도 성공할 지가 관건이다.
25일 국내 통신업계 및 해외 언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요 통신사들과 갤럭시S5 출시 시점 및 가격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S5에 전작인 갤럭시S4보다 더 낮은 출고가를 책정하고 미국 이동통신사와 협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5의 초기 출고가가 100만원이 넘는 갤럭시 노트3는 물론, 전작 갤럭시S4의 95만4000원보다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언팩 행사에서 공개된 갤럭시S5의 하드웨어 사양은 이를 반증한다. 초고화질 패널(QHD)와 3GB급 메모리, 옥타코어 이상의 AP가 빠진 갤럭시S5의 하드웨어 사양은 전작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드웨어 스펙 경쟁이 끝났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 못지않게 혁신이 이뤄졌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라는 신종균 사장의 말을 뒷받침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제품이라는게 업계 평가다.
결국 차별점은 가격으로 귀결된다. 이와 관련 경쟁사인 LG전자의 박종석 사장은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프리미엄 시장에서 하드웨어적으로 기술을 선도하는 면은 떨어지고 있다”며 치열한 가격경쟁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과거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보여준 바 있는 치킨게임에 주목했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초기 출고 가격을 전작보다 낮게 가져가는 것을 시작으로, 후발 업체들을 고사시키는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치킨 게임에 빠졌고, 그 결과 대만과 일본에 넘쳐나던 반도체 공장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 과실은 남은 삼성전자와 몇몇 상위 업체가 독식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치킨게임에서는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국내 시장에서는 역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LG전자와 팬택이 치킨게임의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제이디 하워드 레노보 월드와이드 경영발전팀 부사장은 24일(현지시간) MWC 2014 전시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노보는 아직은 배고픈 아기(hungry baby)”라면서도 삼성전자 등 선발 업체의 경쟁력 우위를 인정하며, 치킨게임을 경계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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