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시 국회 정보위에 이병호 국정원장 참석 -프로그램 구매사실은 시인…“민간인 사찰 목적” 의혹 진실은?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국가정보원이 지난 2012년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해외 해킹업체로부터 도감청 기능이 있는 해킹프로그램을 우회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14일 오후2시 열리는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병호 국정원장을 불러 사실관계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이 국정원장이 이 자리에서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야당 측은 이 프로그램으로 2012년 대선 대부터 불법 감청을 벌이고 이후로도 내부 사찰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정원은 이 프로그램의 구입 여부와 사용처 등을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의 도청프로그램 구입 사실은 최근 내부 자료가 유출된 이탈리아 해킹업체 ‘해킹팀’의 거래내역에 국정원 민원 접수처 주소로 ‘육군 5163부대’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드러났다. 국정원의 위장 명칭으로 알려진 5163부대는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 업체에 8억 원 이상의 돈을 지불했다. 한국 정부기관은 감청 프로그램 구매를 직접 할 수 없도록 돼 있어, 국내 프로그램 업체인 나나테크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프로그램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해킹프로그램은 이메일 정보를 빼내거나 스마트폰 등을 해킹해 임의로 조작하고 촬영과 도청까지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공개된 거래내역에 따르면 5163부대는 해킹팀 측에 안랩 백신에 대한 회피기능과, 삼성전자 스마트폰인 갤럭시 신제품의 음성전화 도청기능 등을 개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카카오톡을 최우선으로 해 위챗,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의 감청 기능도 요구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백신과 메신저 등에 대한 감청 기능을 적극적으로 요청한 사실로 미뤄볼 때, 감청 대상은 한국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국정원 측이 ‘국내 사찰 목적이 아닌 대북해외 정보전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서둘러 해명했지만 믿음을 주지 못 하는 이유다.
모든 감청이 불법은 아니다. 검찰 및 국정원 등 수사주체가 법원의 영장을 받으면 휴대전화 등 유무선 통신의 감청 등 통신제한조치가 가능하다. 통신비밀보호법에선 중대 범죄 수사, 국가안보(간첩·테러 행위 등) 범죄 등 감청을 신청할 수 있는 요건을 제한하고 있다.
일반 중대 범죄의 경우 최대 2개월, 국가안보 사안은 최장 4개월까지 감청할 수 있다. 일부 긴박한 상황의 경우 바로 감청할 수 있으나 감청을 시작한 직후 36시간 이내에 법원 허가를 받지 못하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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