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시계 애용하는 빌 게이츠, 10여년 전부터 스마트시계 선보여 -“애플워치 살거냐”는 질문에 “NO” -빌 게이츠 아내 “집안에 애플 제품은 들어올 수 없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옆 사람의 손목을 봅니다. 애플워치가 채워져 있습니다. 남보다 한 발 빠른 ‘얼리어답터’일까요. 아니면 패션에 민감한 ‘트렌드세터’일까요. 왜 애플워치를 샀을까요.
최근 출시된 애플워치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아직 사람들은 이 새로운 제품에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인지, 패션 아이템인지 애플워치의 필요성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특히 그 누구보다 애플워치의 정체성에 큰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마트형 손목시계의 선구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ㆍ60)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입니다. 빌은 수억원짜리 명품시계를 마다하고, 카시오 등 저가의 전자시계를 애용하는 부호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기사- “내 시계는 2만원짜리”..부호들의 손목은 가볍다 그가 전자시계를 선호하는 이유는 가볍고 방수가 잘 되는 등 실용적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 부자인 그에게 명품 기계식 시계는 그저 무겁고 불편한 사치품일 겁니다. 사실 빌은 10여년 전부터 스마트형 전자시계를 꾸준히 출시해왔을 정도로 전자 손목시계 애호가입니다. 12년 전인 2003년 빌 게이츠는 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스팟(SPOT:Smart Personal Object Technology)에 기반한 스마트형 손목시계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스팟은 FM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해 뉴스와 날씨 정보 등을 스마트형 시계에 전송하는 기술입니다.
손목시계에 내장된 흑백 액정화면에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계였습니다. 이어 이듬해 MS는 유명 시계업체인 스와치와 협력해 스팟 기반 시계인 ‘파파라치’(Paparazzi)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출시 이후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 스마트시계가 잇달아 등장한 후에는 손목에 착용하는 건강관리용 스마트기기 ‘MS 밴드’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애플워치가 출시돼 큰 인기를 얻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스마트시계 애호가인 빌 게이츠가 과연 애플워치를 착용할지 여부에 쏠렸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빌은 애플워치를 착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빌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ㆍ50)의 인터뷰 내용 등을 보면 빌은 현재까지 애플의 제품을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 사용할 계획도 없어 보입니다.
게이츠 가족은 철저한 반(反)애플 세력으로 판단됩니다. 지난 3월 미국 매체 TMZ은 차량에서 내리는 멜린다 게이츠에게 기습적으로 “애플워치가 출시되면 구매할 것인가”라고 질문했습니다. 멜린다의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아니요. 사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MS 제품만 사용해요. 오로지!”
빌을 포함해 게이츠 가족이 애플의 제품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내용은 다른 인터뷰에서도 드러납니다.
2010년 10월 주간지 뉴욕타임스(NYT) 매거진은 멜린다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 멜린다는 게이츠 가족은 애플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당시 인터뷰 내용 중 일부입니다.
NYT: 애플에서 출시한 아이팟을 소유하고 있나요? 멜린다: 아니요. 저는 준(Zune)을 갖고 있어요. (준은 MS의 MP3 플레이어)
NYT: 아이들이 “엄마, 아이팟을 갖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멜린다: 말다툼을 하겠죠 - “넌 준을 써야해”
NYT: 아이패드는 갖고 있나요? 멜린다: 물론 없어요.
NYT: 빌 게이츠가 애플 노트북(맥북)으로 일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가요? 멜린다: 아니요. 애플의 어떤 제품도 우리집 문턱을 넘을 수 없어요.
빌이 애플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고(故) 스티브 잡스(1955~2011년) 애플 창업자와의 치열했던 경쟁의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955년생 동갑내기인 빌과 잡스는 오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습니다. 이들이 각각 설립한 MS와 애플은 그동안 엎치락뒤치락 하며 경쟁해 왔습니다. 회사가 나아가는 방향이 엇갈렸듯 둘의 삶에 대한 철학과 성향도 많이 달랐습니다. 채식을 하던 잡스와 한때 햄버거 중독자였던 빌은 식성부터 성격까지 너무 차이가 났죠. 같은 점을 굳이 꼽자면 키가 비슷했습니다. 178㎝였던 잡스가 176㎝였던 게이츠보다 2㎝가량 큰 정도였죠. 둘 다 어릴 적 여동생과 함께 자란 것도 같습니다.
어찌보면 빌에게 잡스와 애플은 남다른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빌은 애플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MP3 플레이어가 인기였던 시절에도 게이츠 가족은 아이팟 대신 준을 썼습니다. 지금 빌의 손목에도 애플워치 대신 MS 밴드가 채워져 있을 겁니다. 같은 분야에서 MS와 애플이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스마트워치 시장을 놓고 향후 MS와 애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빌의 손목에서 애플워치가 채워진 모습은 더욱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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