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사퇴’계기 靑 주도권 위상 변화…정치권 “金대표 신뢰 확인의 자리”

박근혜 대통령이 3개월여만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단독 회동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독대는 당청 간 위상 변화를 반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은 16일 김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와 회동을 전후로 김 대표와 단독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독대는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지난해 7월 김 대표가 당 대표에 선출되며 청와대에서 5분간 만났던 게 처음이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국을 뒤흔들던 지난 4월 16일 남미 순방 출국을 앞두고 40여분간 긴급 회동한 게 두번째 독대였다.

특히 이번 독대는 지난 4월의 긴급 회동과는 성격이 사뭇 달라 당청관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단독회동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 4월 회동때의 모습.  [헤럴드경제DB]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단독회동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 4월 회동때의 모습. [헤럴드경제DB]

지난 4월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독대했을 때만 해도 집권여당이 주도권을 쥔 듯했다. 4ㆍ29 재보궐 선거를 코앞에 두고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연루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란 대형 악재가 터졌다. 또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발생 1주기를 앞두고 남미 순방 일정을 강행하기로 해 민심 이반 기류가 심상치 않았다.

더구나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말바꾸기 해명으로 총리 퇴진설이 거세지자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 독대를 갖고 총리 사퇴에 대한 당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통령이 순방 뒤에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함으로써, 청와대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당의 주도권은 오래가지 않았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정점으로 당청관계의 위상이 변했다. 사실상 ‘유승민 찍어내기’에 성공한 청와대 쪽으로 국정운영의 무게추가 쏠리고 있다.

사실상 이번 독대는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정국으로 인해 당청ㆍ계파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유 전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내며 정치력을 발휘한 김 대표에 대한 박 대통령이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 시각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와 박 대통령이 단독 회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독대가 이뤄진다면 당 내홍 수습 과정에서 김 대표의 역할에 대해 신뢰를 확인하는 성격이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독대의 성격상 이번 회동에서는 특별사면의 구체적 범위 등에 대한 긴밀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