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했느냐. 엉덩이를 만지고 싶다” “공부 안 하면 미아리 간다” “춘향이, 너는 누구거야?”…
일부 몰지각한 현직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이 수위를 한참 넘었다. 수사기관과 지역 교육청 등의 사례 발표에 따르면 문제 교사들이 제자를 상대로 쏟아낸 말들은 차마 글로 옮기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은 교내외에서 교사 신분이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이런 짓을 저지르면서 학생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상처를 주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학교 측은 이런 피해 사실을 인지하더라도 대개 쉬쉬하며 유야무야 내부적으로 수습하려고만 하지 적극적으로 이를 관할 교육청에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는 하지 않는 편이다. 이 때문에 성추행, 성희롱을 일삼는 교사가 피해 사실을 학교에 알린 학생들 앞에서 버젓이 교편을 잡는 제2차 피해도 양산하고 있다.
▶스승의 탈을 쓴 늑대, 그들의 더러운 혀=6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한 가해 교사 A 씨는 여학생에게 “공부 못하면 미아리간다”는 극도의 폭언을 했다. 이 여학생은 나중에 ‘미아리’가 성매매 집결지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례도 있다.
이날 부산시교육청에서 밝힌 사례에선 부산의 한 특수목적고 미술교사 B(51)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여학생 5명에게 수차례 “몸이 예쁘니 누드모델을 하면 되겠다”고 말하는 등 성희롱했다. B 씨는 또 수업시간과 전후에 여학생들에게 “섹시하다.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했느냐. 엉덩이를 얼마나 만지고 싶은데”라는 등의 막말을 일삼았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 C(43) 씨는 지난해 8월 이 학교 여학생을 노래방에 데려가 어깨와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 허벅지를 쓰다듬는 등 추행한 혐의로 처벌받았다. 그는 평소 다른 여학생들에게는 “내가 얼마나 좋아?” “우리 사이 다시 시작?” “너는 누구 거야?”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지방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D(38) 씨는 2013년 10월 이 학교 교실에서 학교 폭력 관련 상담을 한다며 여학생을 불러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브래지어 와이어는 유방암을 유발한다”고 말하며 이 학생의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다. D 씨는 최소한 4명의 여학생을 상대로 1년여간 6차례 강제 추행했다.
▶유야무야, 솜방망이 처벌…2차 피해 양산=일반 직장인도 과한 성희롱 발언을 하면, 형사 처벌은 별개로 해임 등을 포함해 강력한 사내 징계를 당한다. 그런데 일반인보다 더 높은 도덕적 수준이 요구되는 교계에서 성추행을 저지르는 일부 교사들은 오히려 불이익을 걱정해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는다. 또한 학교를 보호막 삼아 경징계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런 문제들이 현재의 학교 내 교사 성희롱ㆍ성추행 사건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최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성범죄에 연루된 교사 231명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교단에 있다. 이들 교사의 53.2%인 123명이 그동안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처벌을 받고 학교에 남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올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성범죄 교원에 대한 징계를 대폭 강화한 ‘교육공무원 징계 양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국공립 초중고등학교 교사와 대학교수가 성폭력을 하면 비위 정도에 상관없이 해임 또는 파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더 이상 성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단 소급적용되지는 않는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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