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정보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정보유출에 따른 금융사기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안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정보활용이 위축되는 딜레마가 생긴다. 보호와 활용이 충돌하는 형국이다.

노진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호’와 ‘보안’의 등급화가 해법이라고 제안했다.

금융회사는 비즈니스를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정보를 수집하고 재가공한다. 정보 업데이트와 분석, 관리 등은 여신심사와 상품개발, 마케팅, 영업 등의 측면에서 금융회사의 이익 창출에 기여한다. 금융소비자에게도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받거나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가운데 ‘보호’와 ‘보안’이 강조되면 정보 활용 절차가 실무적으로 복잡해진다.

노 연구위원은 “정보를 관리하는 소수 직원의 까다로운 요구와 가부(可否) 판단을 기다리면서 시차를 두고 정보를 이용해야 한다. 법률이 모호하면 정보 이용은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그는 특히 “금융은 정보 비즈니스다. 정보의 유통이 어려워지면 고급정보의 생산도 제한된다”면서 “신용 분석과 마케팅 활동이 억제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과 서민은 더 불리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정보 활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소위 ‘빅 데이터’의 시대다. 기업의 국제경쟁력 달성 여부를 좌우하는 ‘빅 데이터’의 활용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노 연구위원은 정보 산업화 시대, ‘보호’와 ‘보안’의 등급화가 해법이라고 제안했다. 모든 정보를 통째로 소수의 ‘보호’, 또는 ‘보안’ 관리자가 무한 책임을 지고 통제하도록 하면 필연적으로 비즈니스의 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는 “금융회사들이 고객의 동의를 얻어 정보를 수집할 때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민감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세분화하고, 보호의 등급에 따라 정보관리 책임을 차등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법률과 금융감독정책이 이를 뒷받침해야 가능한 일이다.

노 연구위원은 “금융 보안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니라면 다수의 관계자가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오히려 쉽게 열어주는 것도 ‘빅 데이터’ 시대에는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는 덕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