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참예정 의원 “파업에 환자들 부정적 인식갖고 있어 비난피하기 어려워”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0일 집단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동네 병ㆍ의원 개원의들이 파업 참여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찬성표를 던지고도 선뜻 파업 당일 병원 문을 닫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파업에 대한 환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어, 실제 파업의 효과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투표 결과 찬성 76%로 오는 10일 집단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원격의료 도입과 건강보험체계 개선 등 정부 의료정책에 대해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시작한 것.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의사들이 느끼고 있는 절박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파업 참여율이 높을 것”이라며 파업 성공을 확신했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의 분위기는 달랐다. 많은 의사들은 원격의료 도입으로 동네 병원이 고사할 것이라는 데는 동의했지만, 실제 파업 참여에 대해서는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서울광진구의 A 내과의원 관계자는 “원격진료가 허용되면 규모가 작은 동네 병ㆍ의원의 경영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면서도 “의료영리화로 동네 병원이 문을 닫으면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이 병원에 가기 더욱 어려워진다”며 파업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는 “현재 환자들이 파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어 파업에 참여하는 동네 병원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등 피해를 볼 것 같아 우리는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B 정형외과 의사 역시 “임대료 내기도 빠듯한데 파업에 참여하면 손해가 클 것”이라며 “파업에는 찬성표를 던졌지만 당장 하루, 이틀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파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이 이처럼 파업에 찬성하면서도 실제로 참여하기를 꺼려하는 이유는 이번 의사 파업을 바라보는 환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파업안이 가결된 후 논평을 통해 “의사들의 총파업은 집단휴진, 환자치료 중단을 의미한다”며 “3만7472명의 의사가 환자를 사지로 몰아넣는 행위에 찬성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투표율 역시 의사들을 주저하게 하는 요소다. 파업 찬성은 76%였지만 투표에 참여한 사람은 전체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서대문구 C 정형외과 원장은 “가정의학과나 내과 등 일부 동네병원은 원격의료로 직격탄을 맞기 때문에 절박한 상황이지만 투표율 자체가 너무 낮아 파업에 참여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병원들이 파업 날 문을 열면 혼자만 손해보는 꼴”이라며 “의사들이 모두 의사협회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의사 파업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측은 “파업이 시작되면 국민 불편이 없도록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할 것이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하는 의협의 집단 휴진은 불법인 만큼 엄청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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