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노윤정 기자]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 속 김도형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꿀 법한 사랑을 한다. 단 한 사람만을 마음에 품고 사는 남자, 상대를 위해 목숨까지 거는 사랑을 했던 남자, 김도형을 완벽히 구현해낸 배우 김무열을 만났다.김무열은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서 신국은행 과장이자 사라진 연인 윤주영(고성희 분)을 찾기 위해 거대한 검은 조직 ‘그림자’와 맞서는 김도형으로 분했다. 가슴 시린 멜로와 격렬한 액션까지 모두 소화하며 김도형이라는 인물에 완전히 젖어있었을 것 같은데, 벌써 캐릭터에서 벗어나 “아득해요, 벌써”라고 말한다.극 중에서 김무열은 한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했다. 드라마를 몰입해서 보다 보면 ‘나도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싶은 환상이 생겨났는데, 김무열에게도 김도형-윤주영의 사랑은 ‘판타지’였다. 실제 상황이라면 그렇게 연인을 구하겠느냐는 질문에 “왜 이렇게 주영이를 사랑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농담조로 말하며 웃는다.“실제 상황이라면요? 엄마한테 미리 얘기해서 ‘이런 일이 있는데 도와주십사’ 그러지 않았을까요”(웃음)“로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어요. 지고지순한,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남자.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판타지 중 하나잖아요. 저의 판타지도 일정 부분 충족을 시켜줬죠”“‘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열려 있는 결말이라고 생각을 해요. 도형이 죽었다, 살았다를 판단하는 건 각자의 몫인 것 같아요. 저는 기본적으로 둘의 사랑이 잘 못된 방식으로 전개됐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속이는 거잖아요. 처음부터 밝혔으면 이렇게 됐을 이유가 없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새드엔딩이기를 바랐고, 도형이 죽었다고 생각해요. 죽음에 이르러서까지 이 사람을 사랑하고, 이 사람을 받아들인다고 하는 부분이 오히려 해피엔딩이 되지 않나 생각해요”

때문에 김무열에게는 김도형이라는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그의 감정선, 행동의 이유를 알기 위해 싸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혼자 고민하면서 외로움도 느꼈고, 힘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더운 여름에 양복에 재킷까지 차려입고 촬영을 해야 했고, 고난도 액션 역시 직접 해내야 했다.“액션 장면 찍을 때 처음에는 괜찮겠냐고 물어봤어요. 어느 순간부터 안 물어보더라고요. 호의를 권리인줄 안다고….(웃음) 저도 처음에는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고 실제로 다치기도 했었는데, 오래 호흡을 맞추고 친분도 쌓이니까 믿음이 생겨서 나중에는 와이어액션 할 때도 놀이기구 타는 마음으로 전혀 문제없이 했어요”극 중 인물들의 상황만큼 촬영 현장 역시 치열했다. 연이은 강행군에 체력적으로 무척이나 고됐다. 아내 윤승아가 싸준 홍삼물을 마시면서 버텼고, 그러고도 촬영에 늦은 적이 두 번이었다. 하지만 스태프들이나 다른 배우들이나 그를 나무라기는커녕 걱정했다. 마지막 촬영날은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부터 쓰러져 잠들었다. 그만큼 힘든 촬영의 연속이었다.“액션 장면에서 실제로 때리는 걸 원하시고, 힘 싸움 하는 걸 원하셨어요. 또 감성액션이다 보니까 복수심을 담아서 싸우더라도 진짜 몸에 힘줄이 다 설 정도로 온 힘을 주고. 하고 나서 저도 비틀거리고 다닐 정도였어요. 감성액션이 힘든 것 같아요”“또 감성액션이요? 차라리 그냥 액션을. 그냥 액션을 대역 써서 할래요”(웃음)

액션 외에 또 다른 난관도 있었다. 김도형과 윤주영의 과거 회상 장면은 화면상 너무나 예쁘게 나왔고 풋풋한 감정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지만, 정작 김무열에게는 ‘참아야 할 것들’이 있었다.“손발이 오그라드는 걸 못 견뎌 하는 성격이라서 회상 장면 나올 때 좀 참아야 했어요. 도형이가 순수한 사랑을 하다 보니까 대사가 애처럼 유치할 때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도형이 고등학생 때 주영에게 ‘난 모른다, 널’이라고 하는 대사가 있었어요. 작가님이 주어-술어 바꿔서 강조하는 걸 좋아하세요. “난 모른다, 널” 어렵잖아요. 대본 리딩하다가 ‘어, 이거 어떡해’라고 소리 지르고, 현장 가서 감독님한테 말하면 감독님도 웃어요. 감독님도 손발 오그라드는 걸 싫어하셔서. 그런 부분이 저랑 잘 맞았죠”“(교복 입을 때) 미치는 줄 알았어요. 이게 무슨 민폐인가, 이게 무슨 망발인가. 이건 시청자를 우롱하는 거다. 이러면 안 된다, 싶었죠. (교복 입는 장면이) 초반에 한 번 나오고 나중에 한 번 더 나올 예정이었는데 그건 내부 협의를 통해 뺐어요.(…) 현장에서 분장부터 조명까지 어떻게든 어려 보이게 하려고…. 자글자글하잖아요. 보조 출연자분들이 오셨는데, 20대 초반 분들은 텐션이 달라요. 그래서 보조출연 반장님한테 제 옆에는 나이 드신 분들을 교복 입혀서 포진시켜 달라고 했는데, 나이 드신 분들이 안 오셨다기에 반장님 교복 입고 옆에 오시라고 했어요. 결국 입으셨죠”시청자 입장에서 극 중 김무열은 김도형이라는 인물 그 자체였다. 그런데도 김무열은 여전히 부족함을 느꼈다. 호평을 들으면 감사한 마음뿐이고, ‘연기 내공’이 어마어마한 대선배들 앞에서 주눅이 들기도 했다.“연기적으로 너무 부족했어요. 그런데도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캐릭터가 워낙 좋았고, 편집이나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연출 등이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주신 것 같아요. 촬영 끝나고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말했어요. 그 분들 아니셨으면 못 봐줬을 겁니다”“제가 볼 때는 다 맘에 안 들었어요. 말투, 몸짓, 눈빛, 이건 잘했다 싶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전력질주 한 거, 그거 하나 마음에 들어요. 도형이에게 맹목적인 목적이 있잖아요. 거기에 가장 부합한 몸짓이었던 것 같아요. 진짜 미친 듯이 달려야겠다 싶었죠”“마지막에 손종학 선배님이랑 멱살잡이를 했는데, 못 잡겠는 거예요. 초반에 이재용 선배님을 만났을 때도, 그렇게 더울 때가 아닌데도 땀이 다 나더라고요. 무표정으로 일관하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는데도 땀이 났어요. 악역 분들이 그만큼 강력했기 때문에 도형이라는 캐릭터가 또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어요. 감사하죠”

영화 ‘연평해전’부터 ‘아름다운 나의 신부’까지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에 참여한 김무열은 “이제 총 쏘는 것도 싫어요. 마음에 휴식이 필요해요”라며 즐거운 분위기의 작품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차기작은 천천히 고르려고 한다며,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김무열. 그의 연기를 볼수록, 그의 작품을 접할 수록 그의 다음 행보가 더더욱 기대가 된다. 그럼 김무열은 배우로서 자신의 현 위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저는 배우 생활을 손주의 손주를 볼 나이까지 오래 오래 하고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시작하는 단계고, 아직 청년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젊은 예술가의 책임감이라든가 가져야 할 열정이라든가. 제가 나중에 선배가 돼서 후배들에게 기준을 제시해주기 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려면 더 공부를 해야 하는 위치라고 생각해요”(사진=박푸른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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