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실시후 사업 급감 지난해 18개서 13개로 감소 -방과후 학교 사업 폐지…시설개선도 거의 못해 -일부선 상위 30% 급식위해 저소득층 교육기회 박탈 목소리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다. 열악한 가정 환경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는 경우를 뜻한다. 과거로 따지면 평민이 ‘장원급제’한 경우가 그렇다. 요즘에는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돈으로 부족한 학습을 보충할 수 있는 사교육 시장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공부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도 저소득층에게는 여전히 공부가 출세의 길로 통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지원을 강화해 왔다. 상징적인 부서가 교육협력국 내 ‘교육격차해소과’이다. 이 부서는 시 학교지원과, 시교육청 등과 연계해 학교시설개선사업부터 학습프로그램지원, 우수인재양성까지 다양한 ‘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주로 재정이 열악한 초ㆍ중ㆍ고교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그러나 올해 교육지원사업 예산을 28%, 무려 162억원을 삭감했다. 관련 사업은 지난해 18개에서 올해 13개로 확 줄었다.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서울시의 공언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서울시의 ‘2014년 교육지원 기본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교육지원사업 예산을 417억8300만원으로 책정하고, 친환경무상급식을 포함해 13개 세부추진사업을 선정했다. 이는 지난해 관련 예산 580억원보다 27.9% 줄어든 수치다. 관련 사업도 5개나 폐지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화장실 리모델링, 노후 책ㆍ걸상 교체 등 학교시설개선사업 예산이 142억여원 삭감됐고, 학습준비물비 지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 등 학습프로그램지원 예산이 60억원 줄었다. 또 특성화고 등 우수인재양성 예산은 4억원 감소했다. 비상 재정 성격의 특별교육지원금만 44억여원 증가했다.

예산이 줄어든 만큼 사업도 대폭 축소됐다. 특히 저소득층 수요가 많은 방과 후 학교 사업은 아예 폐지됐고, 창가나 난간에 안전시설을 설치하거나 초등돌봄교실을 개보수하는 사업도 없어졌다.

중ㆍ고등학생을 위한 자기주도학습실 설치 예산과 초ㆍ중학교 디자인 교육지원 예산도 올해 편성되지 않았다. 그나마 학교 평생교육과 도심 속 서당 운영 사업에 각각 3억7500만원, 1억8000만원이 신규 지원된다.

서울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취득세 등 세수 감소와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에 따른 예산 수요가 겹치면서 교육 부문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서울시의 예산안을 보면 지방세 수입은 2440억원 줄었지만, 전체 예산 규모는 지난해보다 4.2%, 약 1조원 증가했다. 늘어난 예산은 대부분 복지 부문으로 들어갔다.

자치구들도 해마다 무상급식 예산이 순차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교육지원예산을 무상급식으로 돌려 막고 있어 사정도 서울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송파구 동작구의 경우 교육지원예산의 무상급식 실시 이전보다 50% 수준이나 줄었다.

최근 초등 신규 교사 대규모 미발령 사태의 원인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무리한 무상급식과 예산도 없이 추진한 누리과정ㆍ초등돌봄과정으로 교육 복지가 훼손되고 있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산확보 없이 정치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다 보니 교육지원예산을 돌려 쓸수 밖에 없는 것 같다”며 “경제적 상위그룹 30~50%의 무상급식을 위해 저소득층의 최소한의 교육기회가 박탈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