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전후한 장거리로켓 발사 여부를 놓고 특유의 연막전술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당 창건 70주년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장거리로켓 발사 강행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본부에서 한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평화적 우주개발은 국제법에 따라 주어진 주권국으로서의 자주적 권리”라며 “평화적 위성발사를 금지하는 부당한 처사에는 모든 자위적 조치들로 끝까지 강경대응해 존엄을 수호하는 게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결심이고 입장”이라며 장거리로켓 발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한은 지난달 국가우주개발국(NADA)을 통해 당 창건 70주년을 빛내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선군조선’의 위성이 날아오를 것이라고 밝힌 이후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거리로켓 발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을 쏘아올리고 증축공사를 벌인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등지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때 일본 언론이 평양시 산음동 무기공장에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향하는 화물열차의 움직임이 확인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장거리로켓과 연관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 내 화물열차 이동은 장거리미사일과 무관하게 있을 수 있다”며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오준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도 같은 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북한의 도발 징후가 위성사진 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며 “북한이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기는 했는데 10일 즈음에 이뤄질지, 그후에 이뤄질지, 또는 도발을 하지 않을지 여러 가지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장거리로켓 발사가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탐사 권리에 따른 활동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발사 시기와 추진체 낙하지점 등을 사전통보해 왔던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도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는 로켓 본체 이동과 연료 주입 등 통상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 창건 70주년 이전 발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북한이 당 창건 70주년을 전후해 장거리로켓을 쏘아올리지 않더라도 발사 계획을 완전히 접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ㆍ핵 병진노선을 내세운 북한으로서는 핵 투발 수단인 미사일개발을 포기할 수 없는데다 김정은 정권의 업적을 과시하는 ‘축포’ 차원에서도 장거리로켓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대북소식통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명분으로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며 “당 창건일 전후가 아니라면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거나 2013년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대에 세웠다 숨겼다 반복하며 기만전술을 펼쳤던 것처럼 혼선을 조장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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