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키즈 돌직구쇼’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등장, 기존의 어린이 출연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른 노선을 택했던 JTBC ‘내 나이가 어때서’가 결국 방통심의위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내 나이가 어때서’는 연예인 자녀, 아역 연기자 등 7세 ~9세 사이의 어린이들이 출연, 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풀어냈다. 어른의 세계에서 빈번하게 빚어지는 주제를 다룬 만큼 여느 키즈예능처럼 순수한 동심은 없다. 어린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독설은 어른들의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으나 프로그램은 뒤늦게 경고를 받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워회는 지난 22일 전체회의를 통해 ‘내 나이가 어때서’의 1, 2회 방송분을 문제 삼고 경고 조치를 내렸다.
프로그램 1회부터 문제가 됐다. 거절하기 힘든 가족의 부탁에 관한 대화 중, “(박지윤) 남편이 일하러 나오는 저에게 뽀뽀를 해달라고 할 때 거절하기가 힘듭니다.”, “(이휘재) 주구장창 뽀뽀만 하는 겁니까?”(중략), “(정준하) 최동석 아나운서가 반듯한 이미지로 뉴스를 진행하는 분인데...”, “(이휘재) 밤에 되게 야하구나”, “(김준현) 위원들 앞에서 어디까지 이야기 하실 겁니까?”라며 세 명의 MC가 대화를 나눈 부분이 지적됐다. 이후 박지윤은 “엄마랑 아빠랑 뽀뽀하는게 야한가요?”라고 말하자 한 어린이는 “(김태린)엄마랑 아빠랑 뽀뽀한 적 거의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4조(수용수준) 2항과 제45조(출연) 제1항이다. 방송심의 규정에선 “어린이 및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에는 시청대상자의 정서 발달과정을 고려하여야 한다”(제44조 2항), “방송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그 품성과 정서를 해치는 배역에 출연시켜서는 아니 된다”(제45조 1항)고 나와있다.
어린이들의 대화 역시 아무리 돌직구 쇼라고 해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적지 않았다. 2회 방송분에선 부자지만 바쁜 부모님과 가난하지만 가정적인 부모님 중에 어떤 부모님을 선택할지 묻는 질문에, 한 어린이는 “돈 많은 부모님을 선택하겠습니다. 왜냐면 돈이 없으면 조그만 집에서 살아야 되잖아요. 전 콧구멍 같은 집에서 살기 싫어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어린이도“돈 많이 버는 부모님을 선택하겠습니다. 이유는 가장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습니다. 바로 여행. 그리고 수술비, 학원비 등도 필요하죠. 살림을 그렇게 꾸려나가는데 반면 가난하면 아무리 가정적이라고 해도 가난해서 나쁜 추억만 쌓을 거잖아요. 거리에 앉아서 돈도 안 벌고 그냥 아이만 키우면서 구걸할 거예요, 아니면 돈을 벌면서 살림을 꾸려나갈 거예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문제가 됐다. 아이들의 과하게 발칙한 이 같은 대화가 오가는 프로그램이 어린이들의 정서를 해치는 것으로 봤다.
또 새로운 어린이가 합류, 자신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저는 여자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들어서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12명의 여자를 만나는게 목표인 태풍같은 바람 황○○입니다”라고 소개하는 내용도 문제가 됐다.
이 프로그램은 애초에 평범한 7~9세의 어린이 보다는 아역 연기자나 연기자로 활동할 예정인 아이들, 연예인 부모의 자녀 등으로 패널을 구성했다. 프로그램의 컨셉트는 명확했다. 기존 키즈예능과는 달리 “알 것 다 아는” 아이들의 어른 같은 대화가 재미를 주는 부분도 있었으나 시청자들 사이에선 불편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의 거침없는 대화로 인해 지나치게 짜여진 대본처럼 보이는 점도 부인할 순 없었다. 프로그램은 지난 9월 1일 첫 방송돼 10월 13일까지 7회까지 방송된 뒤 종영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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