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그동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90세가 넘은 고령에도 매일 오후 3~5시에 그룹 계열사 임원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으며 경영 상황을 파악해왔다.
하지만 두 아들이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동안 신 총괄회장은 약 1주일간이나 그룹 경영 상황을 보고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의 보고를 마지막으로 신 총괄회장에게 해오던 롯데 계열사 대표들의 보고는 끊겼다. 신 총괄회장이 이렇게 장기간 업무 보고를 받지 못한 것은 롯데 창사 70년이래 처음이다.
신동주ㆍ동빈 두 아들이 모두 “존경하는 아버지의 후계자는 나”라며 싸우는 과정에서 정작 롯데그룹을 일군 창업자이자 아버지는 완전히 경영에서 소외된 것이다.
이처럼 통상적으로 해오던 보고가 열흘 가까이 끊기자 신 총괄회장이 답답해하며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아졌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예정된 언론사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급히 롯데호텔 34층으로 들어간 것도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 신 총괄회장이 역정을 냈고, 보다 못한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88) 여사가 장남을 급히 호출한 것이라는 설까지 있다.
창업주에 대한 경영 보고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두 아들이 경영권 분쟁과 동시에 아버지 집무실(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누가 관할할 것이냐를 두고도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자신들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관리하겠다고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에 통보한 뒤 실제로 비서ㆍ경호인력들을 34층에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은 롯데 정책본부 소속 자신의 비서실장 이일민 전무를 해임했고,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20일 총괄회장의 뜻이라며 새 총괄회장 비서실장으로 나승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현재까지 34층 총괄회장 집무실은 사실상 신동주 전 부회장 인력이 장악하고 있지만, 롯데그룹도 이전까지 이일민 전무의 ‘해임 무효’를 주장하며 이 전무를 비롯한 비서·경호 직원을 34층 근처에 대기시켜 놓았다.
롯데 관계자는 “SDJ코퍼레이션이라는 전혀 다른 회사 직원, 관계자들에게 총괄회장에 대한 보고 일정이나 내용을 상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반대로 저쪽(SDJ)으로부터 총괄회장이 보고를 요구한다는 연락을 받은 일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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