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사고 부사관 수술비 700만원 넘는비용 자비 부담 부대원 월급 원천징수 성금 논란 사병 생필품비 5,010원 턱도없어 동원예비군비 고작 2,330원

입대 전 ‘열정페이’로 저임금 아르바이트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입대 후에는 국가에 대한 충성이라는 명분으로 ‘애국페이’를 지불하는 일이 시정되지 않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군 표심을 잡기 위해 ‘달콤함 군복지’ 정책을 내놓지만 그 때뿐이고 달라지는 건 별로 없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국방예산에도 ‘애국페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6월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중 지뢰사고로 다친 곽모 중사의 치료비 논란은 우리 군의 애국페이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서글픈 장면이다. 곽 중사는 지난해 사고 이후 골절 치료와 피부 이식 등으로 5차례 걸친 수술을 받았지만 총 진료비 1750만원 중 750만원을 자비로 냈다.

군 당국은 군인연급법 시행령을 고쳐 직무수행 중 다친 군인들의 민간병원 진료비를 전액 지원하겠다고 했으나 소급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말을 바꿨다가 다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 과정에서 곽 중사 소속부대는 부대원 월급에서 성금을 일부 원천징수해 추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곽 중사의 어머니 정옥신 씨는 지난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봉급도 얼마 안 되는 군인들이 돈을 걷어 준 것을 어떻게 받겠느냐”며 “돌려주겠다”고 했다.

장병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생필품 구입비도 애국페이의 한 사례다.

군 당국은 올해부터 세숫비누와 치약, 칫솔 등 8종의 개인 일용품 지급을 중단하고 월 5010원의 일용품 구입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실제 국방마트(PX)에서 구입하는데 필요한 비용과는 격차가 있다. 군 당국은 내년 생필품 구입비를 올해보다 156원 오른 5166원으로 책정했지만 이 역시 비현실적인 수준이다.

전역했다고 해서 애국페이에서 해방되는 것도 아니다.

올해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하루에 2330원꼴인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금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국방부가 예비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예비군 훈련을 가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교통비 1만3210원, 식비 8980원에 달한다.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8일 “젊은 장병들의 애국심을 악용한 일방적 희생 강요는 사라져야 한다”며 “예산 등의 문제로 당장 해결은 힘들지만 국가적 문제의식이 필요하다. 적어도 군 복무하면서 부모에게 손 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연히 받아야 할 초과근무 수당조차 못 받고 직무수행 중 부상을 입어도 자신의 치료비로 부담해야 하는 소방공무원의 현실은 애국페이가 군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돼 있는 폐단임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의 애국페이 문제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가난의 대물림 등 생각보다 뿌리 깊은 심각한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보훈 업무가 시작된 것은 1961년 군사원호청이 설치된 이후부터”라며 “해방과 전쟁, 분단,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가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진행되면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에게 애국이라는 미명하에 희생을 요구해왔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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