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익숙한 세대 경제주체 부상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성큼 365일 24시간 이용가능 매력 美 2020년 약 2조弗운용 전망
로봇이 자산을 대신 관리해주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특히 빠른 세대교체와 부(富)의 이동은 전통적인 자산관리 문법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관련기사 19면
로봇이 균일한 제품을 쉼 없이 찍어내듯 내 돈을 관리한다. 수익도 안겨주면서 세금도 줄여준다. 자산관리 전담 비서를 둔 셈이다. 내가 하는 일이란 오로지 365일 24시간 휴대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와 성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른아침이나, 늦은 밤, 주말도 상관없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오는 2020년 로봇의 자산관리 규모가 약 2조 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각을 국내로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임매매 규제 등 각종 규제와 “PB는 공짜 서비스”라는 현실적인 제약에 가로막혀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봇도 설 땅이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IT에 친숙한 밀레니엄 세대가 경제활동의 주체로 전면에 등장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가 새로운 자산관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부자들일수록 자기주도의 투자에 대한 니즈가 강해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에서도 내년쯤이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업체 캡제미니(Capgemini)에 따르면 40대 미만의 부유층 고객의 경우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자산관리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세대별 자산관리 방법에 대한 선호도 설문조사(2015년 2월)에서도 1945년생 이전세대와 베이비부머의 로보어드바이저 선호도는 30%에도 채 미치지 못했으나 밀레니엄 세대일수록 선호도가 4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IT와 친숙한 이들이 경제활동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부(富)의 세대교체와 배분을 빠르게 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IT와 인터넷에 친숙한 중소규모의 가계는 4200만달러에 달한다.
맥킨지는 “이들 가계가 매년 벌어들이는 연간 소득은 약 660억달러 규모”라면서 “이들 가계가 빠르게 인구구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자산운용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수요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특히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를 대중으로 확대시키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억대 고객들에게나 한정됐던 자산관리가 3000만원 이상의 고객으로 저변이 넓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등과 맞물려 증권은 물론 은행권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을 위해 준비가 한창”이라면서 ”로보어드바이저는 단순히 컴퓨터 시스템에 따른 포트폴리오 관리라는 자산운용 방법상의 변화는 물론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를 대중으로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외국과 달리 로보어드바이저가 반쪽자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전제 조건인 온라인상 일임계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가 도입되더라도 투자성향 체크 및 포트폴리오 조언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PB는 공짜라는 인식 역시 자산운용의 새로운 방정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석희ㆍ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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