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올해 부동산 시장에 화색이 돌고, 전세품귀 현상으로 매매값이 덩달아 뛰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극심했던 최근 수년간 전세를 끼고 이른바 ‘갭(gap)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이 투자액 대비 큰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갭 투자는 전셋값이 너무 올라 매매가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전세를 끼고 적은 투자금으로 아파트에 투자하는 방식을 일컫는 용어다.

평소에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던 주부 L(40) 씨는 지난 3월 인천 서구 검암역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아 전용면적 69㎡ 아파트를 매입했다. 전세 1억6000만원 가량을 낀 이 매물의 당시 호가는 2억2000만원. L 씨는 향후 인천 청라지구가 유망해질 거라 생각하고 청라 일대를 방문해 매물을 알아보던 차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호가가 이미 높게 형성됐다고 판단, 귀가하던 길에 우연히 들른 검암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저렴해 보이는 매물을 만나 덜컥 계약을 체결했다.

L 씨는 “공항철도가 다니는 검암역은 작년 6월부터 KTX가 다니며 한층 교통여건이 개선됐고, 향후 9호선, 인천 지하철2호선 등이 다니는 인천의 교통 요충지가 될 전망이어서 리스크가 적고 발전 가능성이 높아 보였는데 상대적으로 시세가 저렴해 큰 고민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했다”고 했다.

현재 이 아파트 같은 평형대 시세는 전셋값 2억4000만원, 매매값 2억9000만원까지 오른 상태. 전셋값이 L 씨의 매입 당시 매매가 시세를 훌쩍 넘겼다. 또 전세를 안고 매입하며 초기 투자금으로 약 6000여 만원을 쓴 L 씨는 현재 매도 시 약 7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돼 수익률이 116%에 이른다.

직장인 K(38) 씨는 작년 중순 마곡지구 호재와 9호선 개통 등을 염두에 두고 강서구 염창동 일대 아파트를 알아보다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전세 2억8000만원을 끼고 3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K 씨의 초기 투자금은 4000만원.

이 아파트 역시 올해 부동산 호황세와 맞물려 현재 꽤 많이 오른 상태다. 서울 도심, 강남 등으로 이동이 편리하고 한강 조망까지 가능한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59㎡의 전세 시세는 3억원 중반대, 매매가는 4억원에 형성돼 있다.

역시 이 아파트의 전셋값이 K 씨의 매입가를 넘어선 것이다. K 씨는 초기 투자금 4000만원을 들여 현재 매입 당시 시세(3억2000만원)보다 8000만원이 더 올라 수익률 200%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투자자 P 씨는 지난 2012년말 같은 동네에서 헐값에 쏟아지던 소형평형 아파트를 과감히 매입했다가 현재 만면에 미소를 띄우게 된 케이스다. 당시 인근 단지 전용면적 47㎡의 시세가 3억5000만원으로 떨어지자 P 씨는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했다. 당시 매도자가 다시 전세를 사는 조건으로 팔아 전세를 시세보다 저렴한 수준인 1억8000만원에 줘 초기 투자액이 상대적으로 컸다. 그러나 현재 이 아파트는 전세 시세가 3억4000만원으로 전셋값이 P 씨의 3년 전 매입가에 이미 수렴한 상태다. 현재 매매가는 5억1000만원 선에 형성되고 있다.

P 씨는 “목동에 오래 거주해 지역 분위기를 잘 알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시세가 큰 폭으로 하락한 시점에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매입했다”며 “요즘 전셋값이 내가 샀던 값까지 거의 올라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부동산 호황세가 이어지면서 이런 갭 투자 성공 사례가 줄을 잇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갭 투자는 신규분양 아파트를 계약금만 걸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받으면서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투자 패턴”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역전세난과 함께 전셋값이 떨어질 가능성 또한 없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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