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존치 여부는 법조인 외에도 대다수 국민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존폐 여부에 있어 개인 의견을 밝히자면 ‘굳이 사법시험을 폐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자보다 무서운 것이 굶주린 변호사라는 속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선 로스쿨 제도가 사법시험을 폐지시키고 그 자리를 꿰찰 만큼의 ‘실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있다. 로스쿨을 희망하는 비법학과 학생의 경우 법이라는 영역을 이전까지 접해보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사법시험 응시자 대부분은 법대 출신으로서 학부과정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안에서 터득한 나름대로의 법적 사고 능력이 자리를 잡고 있다. 3년 이내에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대상은 로스쿨 변호사 상위 계층으로 한정될 것이다. 그 상하 차이가 크고 허리 분포도는 약할 것이라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다.
두 번째로 ‘기회’의 문제다. 크게 두 가지 기회로 나눠 답할 수 있다.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이고, 다음은 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대체로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제공된다. 문제는 로스쿨 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과연 누구에게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국민들이 왜 이토록 사법시험의 폐지에 민감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개천에서 용 난다’, ‘사법시험은 곧 희망의 사다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기존의 사법시험이라는 제도가 국민들에게 있어서 노력에 대한 싸움 혹은 게으름 앞에서 마주하는 자기반성일지언정, 본질적으로 돈에 대한 싸움이 아니었음을 의미할 것이다.
문제는 로스쿨 등록금은 사립대학교를 중심으로 더 올라갈 것이란 점이다. 그렇다면 등록금을 지불하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장학제도는 잘 돼 있는가. 매년 그 장학제도마저도 ‘소폭’이 아닌 ‘대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정부의 책임을 무시할 수는 없다.
또한 기존 사법시험에서 절대적으로 중요시됐던 ‘시간과 노력’이 아닌 로스쿨 제도 자체가 보여주는 ‘현실’ 앞에서 많은 예비 법조인들이 무릎 꿇고 있는 점도 빼놓을 없다. 현재 법정 등록금 외에도 많은 로스쿨 학생들은 변호사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방학 때마다 개인 비용으로 신림동 강의를 듣는다. 학교수업만으로는 합격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림동에서 공부할 때 들어가는 사시비용과 맞먹는 이 비용에 대해서는 왜 다들 침묵을 지키고 있는가.
로스쿨 제도의 찬성측 주장이 무조건 틀린 말이 아니기에 무조건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어느 한 쪽의 완전한 폐지가 아니다. 두 개의 제도의 단점을 극복한 동시운영이다. 올바른 법조인 양성을 통한 높은 법률서비스라는 관점에서 각각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같이 갈 필요가 있다. 자기 진영의 논리만 보지를 말고 역지사지 할 필요가 있다. 무수한 법과대학들이 존폐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법과대학들이 죽고 로스쿨만 번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법무부나 대법원 등 관련 기관들이 어떠한 의견을 제시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들은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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