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크 빈 타이무르 알 사이드는 사이드 술탄의 이복동생이다. 사이드 술탄 때에는 동생 파하르와 함께 쥐죽은 듯 지내야했다. 타리크 본인은 1958년 서독으로 망명해 건축 및 도시개발 사업으로 10년을 보내기도 했다. 망명 중 사이드 술탄을 적극 비판했던 타리크는 1970년 카부스 술탄의 쿠테타를 도우며 권력 핵심에 진입한다.
그는 왕위에 욕심을 내지는 않았다. 대신 의원내각제를 추진했다. 술탄의 권력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신임 카부스 술탄의 권력의지는 ‘청출어람’이었다. 국가의 모든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켰다. 영국도 카부스를 지원했다.
타리크는 다시 인고의 세월을 보낸다. 총리와 국방부 차관을 겸하게 된 타리크는 오만 경제개발에 집중했다. 무스카트와 니즈와 도시개발 계획을 직접 세웠고, 석유로부터 얻은 재원을 복지에 적극 분배했다. 카부스 술탄의 경제정책은 사실 거의 모두가 타리크의 작품이다.
정치에서도 적잖은 성과를 냈다. 타리크는 일찌감치 1967년과 1970년에 이복형과 이복 조카에게 각각 헌법 제정을 권유했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총리로 활약하며 카부스의 신임을 얻은 타리크는 슈라위원회에 여성대표를 기용하는 등 개혁적인 법안을 만들어냈다.
민주정치의 꿈을 품었던 타리크는 카부스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눈여겨본 차기 왕위 후보자였다. 실제 타리크는 카부스 술탄에게도 후계자로 지명됐지만 1980년 사망하면서 끝내 2인자로 남는다.
하지만 그의 아들이 술탄이 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위키리크스에 유출된 미 국무부 자료에서 게리 그라포 오만 주재 미국 대사는 차기 술탄 후보로 타리크의 후손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일단 아들은 술탄 대변인인 아사드 빈 타리크 알 사이드 (64세), 퇴역 군인인 쉬하브(59세), 그리고 문화부 장관 하이쌈(57세) 등이다. 이들은 정부는 물론 재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능력은 아버지인 타리크에 카리스마는 카부스 술탄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그라포 대사는 타리크의 장손인 타이무르 빈 아사드 빈 타리크 알 사이드(36세)가 후계자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타이무르는 현재 국제행사 및 의전 업무를 담당하는 오만 조사위원회 위원으로, 국제 수학경시대회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주최했다.
특히 오만 3대 금융기관 중 하나로, 국민들의 복지금을 분배하고 석유자본을 재투자하는 도파르은행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돈줄’을 잡고 있어 여론의 지지도가 높다.
게다가 타이무르는 뛰어난 두뇌를 자랑한다. 오만에서도 영재들만 간다는 무스카트 국제학교에서 중등교육을 마치고 영국에서 유학한다. 프랑스어, 영어 등 외국어에 능하다. 성격은 소탈하며 술을 싫어하고 밤문화를 즐기지 않아 오만 왕실의 모범으로도 꼽힌다.
카부스의 신임도 두텁다. 보통 왕족의 결혼식에 술탄은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복조카인 타이무르의 결혼식에는 카부스 술탄이 참석했고, 축하행사도 지원했다. 덕분에 타이무르는 오만에서 술탄 카부스 다음으로 가장 큰 결혼식을 치뤘다.
현재 타이무르는 해상무역 중심지인 소하르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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