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이른바 ‘백지 기부금 영수증’으로 돈장사를 해온 종교단체 등이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3일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명단을 홈페이지(www.nts.go.kr), 세무서게시판, 관보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명단 공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은 2013년 귀속 소득공제용으로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거나 영수증 발급명세서를 제대로 작성·보관하지 않은 곳들이다. 국세청은 해당 단체의 명칭과 대표자, 주소, 거짓영수증 발급건수·금액까지 공개했다.

‘종교단체 등’ 이지만 사실상 종교단체가 95%(60개)로 거의 전부다. 나머지는 사회복지단체 1곳, 문화단체 1곳, 기타 1곳이다. 역시 문제가 된 곳은 대부분 종단이나 교단 소속이 불분명한 종교단체였다.

A 단체는 신도들로부터 영수증 한 건당 5만∼10만원씩 받고서는 백지 기부금 영수증을 수백 건 발급했다.

주택가에서 종교단체 간판을 내걸고 사주·궁합 등을 봐주는 철학관을 운영하던B 단체는 다른 종교단체의 기부금 영수증을 입수한 뒤 고유번호와 도장을 도용해 신도들에게 수억 원어치 영수증을 찍어줬다.

종교단체로 등록돼 있지만 실제 활동은 거의 없었던 C 단체의 대표는 멀리 사는 대기업 직장인이나 고소득 자영업자 등 지인들의 부탁을 받고 건당 5만원씩 수수료를 받고 가짜 영수증을 발급해 줬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D법인은 한 학교법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사례금 수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제3의 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을 빌려 사례금을 우회해 전달하기로 하고 E종교단체로부터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단체 수는 지난해 공개된 것(102개)보다 39곳 줄었다.

거짓 기부영수증 발급액이 총 10억원 이상인 종교 단체는 7곳에서 1곳으로 감소했다.

국세청은 이들 단체에 가산세를 부과하고 거짓 영수증을 받은 신도 등을 상대로근로소득세를 추징했다. 또 백지 영수증을 발급한 단체 등 4곳을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