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한국시간으로 17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뭉칫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머니무브(Money Move)’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 금리인상 우려에 ‘머니무브’ 본격화=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00~0.25%에서 0.25~0.50%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앞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는 시작된 지 오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 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기타외국인 포함)은 3조7610억원(15일 기준)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조3719억원을 순매수한 것에 비하면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전체 순유입액 4조6766억원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본 감소가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조사한 결과 연초부터 15일까지 올 한 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는 34조24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39조347억원)과 비교해보면 무려 4조7921억원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전체순매수액(39조9515원)과는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외국인들은 지난해에 비해 통안증권 매수비율을 늘린 반면, 국채와 회사채 매수는 절반이상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흥국 3분기 외인자금 40조원 순유출=신흥국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2850억달러(약 336조5850억원)에 달했던 신흥국 시장 자금 순유입 규모는 올해 660억달러(약 77조946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3분기의 경우 신흥국에서 순유출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은 338억 달러(약 40조원)였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4분기(-1천194억달러)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다.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국가별로 보면 3분기에 한국에서 109억 달러(약 12조8천억원)가 빠져나가 7월 이후 자료가 없는 중국과 필리핀을 제외한 15개 신흥국 중 유출액이 가장 많았다.
중국에서는 6월에만 110억 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보다 유출 규모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한국의 유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셈이다.
한국증시가 신흥국 중 개방 정도가 높아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내기가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둔화에 가장 취약하다고 여기기 때문인 것으로분석된다.
신흥시장 펀드도 맥을 못췄다. ETF닷컴(ETF.com)에 따르면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펀드와 뱅가드의 FTSE 신흥시장펀드에서는 95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국은 지난 몇 년 간 저금리에 싼값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신흥국 경제를 일으켰지만, 올 들어 이런 추세는 점점 종말을 맞았다. 근 10년 만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 속에 점진적인 외국인 자본의 이탈이 한 해를 휩쓴 것이다.
FT는 특히 2008~2014년 사이 2배가 늘어난 신흥국 회사채시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됐다고 전했다. 스위스 펀드하우스 GAM의 폴 맥나마라 신흥국 시장 투자국장은 FT에 “신흥국에겐 비참한 한 해였다”며 “자산 유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다음주(Fed 금리인상 결정 이후) 이맘때 시장이 어떤 모습일지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test100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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