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우리나라 100인 이상 사업체 중 절반 이상은 호봉제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정이 대타협을 통해 임금체계 개편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기업들은 연공서열식의 임금 지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김동배 인천대 교수는 100인 이상 사업체들의 임금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의 54.5%가 호봉제를 운영하고 있어 연공급이 지배적인 임금체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기업들이 형식적으로 호봉제를 폐지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호봉제 운영사업체 비중은 더 높을 것으로 봤다. 반면 직무능력에 따라 임급 지급 체계를 도입한 기업 비중은 5% 내외로 미미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향후 근속에 따라 임금이 일정시기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에는 근속이 아닌 역할, 직무, 성과 등의 평가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이 연공급을 개편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동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임금체계 개편에 필요한 사회적 인프라 제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직종 및 직급별 임금조사 등을 통해 임금정보를 민간수요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규모, 원하청관계, 고용형태, 성별 등 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임금정보를 직종ㆍ직급별로 분석하고, 기업 간 비교 가능한 직급 기준도 설정해 관련 임금정보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세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근속 프리미엄을 누리는 계속 근무자와 중도채용자간의 임금격차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근속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일부 근로자들의 낮은 생산성, 고임금이 그 외 많은 근로자들의 높은 생산성, 저임금과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임금의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성장,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공성 완화, 직무ㆍ능력ㆍ성과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간 합의에 따라 지난 10월 발족된 최저임금 제도개선위원회는 위원회의 역할 강화 등 5개 의제에 대해 합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다만 생계비 통계의 공신력 확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노사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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