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3공장 국가경제적으로 의미가 커 …완공시 한국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전세계 2위 - 바이오시장 향후 반도체+자동차 합친 것보다 커져 - 삼성의 반도체 제조 노하우 바이오에 이식
[헤럴드경제(송도)=권도경 기자] 삼성이 바이오강국의 초석을 놓았다. 바이오는 각국이 세계경제성장을 책임졌던 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경쟁적으로 육성하는 산업이다. 이는 바이오가 지난 20년동안 한국경제를 먹여살렸던 ICT의 바통을 이어받을 산업이란 뜻이기도 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1일 첫삽을 뜬 제 3공장은 국가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 곳이 완공되는 2018년에는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전세계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삼성 측도 송도공장이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재계는 삼성의 공격적인 투자를 바이오시장 석권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세계적인 전자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바이오산업을 과감하게 키워 신수종사업으로 세계경제를 다시 제패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바이오시장, 반도체+자동차시장 합친 것보다 커져=삼성이 바이오산업에 발을 담근 것은 불과 3~4년전이다. 당시 삼성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던 시점이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란 투톱 제품이 수익구조를 안정적으로 이끌었지만 삼성의 시선은 바이오산업으로 향했다. 맹주가 없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투자해 바이오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10년 후 바이오시장이 반도체와 자동차시장을 합친 것보다 더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세계 바이오시장은 1790억달러(211조3990억원) 규모다. 이는 전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825억달러)의 2.2배 규모다. 대당 3000만원짜리 중형자동차로 치면 약 6000만대 시장규모다.
이제 막 구조적인 성장기에 진입한 바이오산업은 아직 절대강자가 없다. 하지만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바이오는 ICT 기반의 경제발전을 넘어서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점쳐지는 산업이다. 그런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하단 얘기다.
삼성의 선제적 투자는 이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삼성은 ICT와 바이오를 융합한 혁신이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18년 韓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전세계2위= 삼성 바이오 사업은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도맡고 있다. 바이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생산(CMO)하는 곳이다. 반도체 생산을 주문 받아 공급하는 파운드리와 같이 제약사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 모델이다.
삼성이 공격적으로 나서는 곳은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한 바이오의약품 시장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2019년까지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약 5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제약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비중도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 10개 중 7개가 바이오의약품이다. 매출 100대 의약품 중에서 바이오의약품 비중은 2018년 처음으로 5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의약품은 단백질 등 생체 물질로 만들어 독성이 낮지만 치료 효과는 커서 각국 제약회사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신약은 수요 예측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출시 5년전부터 플랜트 건설에 들어가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면서 “이에 제약사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CMO회사에 생산을 위탁하고, 연구개발 및 마케팅에 주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현재 세계 5위다. 3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내년초 가동에 들어가는 2공장(15만리터)과 3공장(18만리터)가 함께 돌아가면 생산능력은 전세계 2위로 단숨에 뛰어오른다. 삼성이 2~3년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이끌게 된다는 얘기다.
▶삼성의 반도체 노하우 바이오에 이식= 바이오 사업은 이 부회장이 신수종 사업으로 지목할 정도로 삼성이 공들이는 분야다. 삼성은 반도체에서 갈고 닦은 제조 노하우를 바이오에 심는다는 전략이다.
반도체와 바이오산업은 여러 측면에서 유사하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진입장벽도 높다.
사업모델도 비슷하다. 반도체 파운드리와 바이오 CMO는 대규모 수주 여부가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기 생산물량을 조기에 확보해 사업을 변동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관건이다.
생산능력 확보와 바이오공장 건설 측면도 유사하다. 삼성은 바이오플랜트 건설과 생산능력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한 한달 후인 340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2011년 5월 1공장을 착공했다. 3만리터 규모의 1공장을 2012년 6월 완공한 데 이어 2013년 10월에는 제2공장을 착공했다. 7000억원을 투입한 제2공장 생산규모는 15만리터로, 1공장과 2공장의 생산규모를 합하면 총 18만리터에 달한다. 이는 국내 1위인 셀트리온을 넘어 세계 3위 수준으로 오르는 것이다.
바이오로직스가 생산시설 확장을 서두르는 것은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 바이오 기업인 미국 BMS, 스위스 로슈 등과 3건의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수주협상을 여러건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2020년까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수요가 2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바이오 CMO에서 초격차를 만들어내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 생산능력에서 전세계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송도(인천)=권도경 기자 / kong@heraldcorp.com
<용어 설명>
■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 바이오 의약품은 생물의 세포나 조직 내 존재하는 단백질 등을 이용해 만든 치료제 신약이다. 특허 기간이 끝난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것이 바이오시밀러다. 일반적인 의약품은 화학적으로 복제해 원조약과 복제약 성분이 100% 똑같다. 하지만 바이오 의약품은 생물학적 반응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원조약과 복제약 성분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에 비슷하다는 뜻의 ‘시밀러(similar)’를 붙여 부른다. 복제약은 원본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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