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하원이 12일(현지시간) 북한의 자금줄을 죄는 강화된 대북 제재 법안(H.R. 757)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이 꼽은 미국의 ‘3대 적국’ 쿠바, 이란, 북한 가운데, 북한에 대해서만 제재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 하원이 이날 통과시킨 법안은 대북 금융 및 경제제재를 강화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쓸 수 있는 달러 등 경화 획득이 어렵도록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다. 제재 범위는 북한은 물론이고, 북한과 불법으로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개인 등으로 확대할 수도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포괄적이고 강제적인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과는 달리 재량권을 보장하는 조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은 또 사이버공간에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침해하거나 북한 인권유린 행위에 가담한 개인과 단체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화된 제재가 차근차근 현실화됨으로써, 김정은 정권은 제재가 풀려 국제사회로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는 쿠바, 이란과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됐다. 2009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전 “적과도 악수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유독 북한과는 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 혁명 뒤 1962년부터 미국의 무역 제재 조치를 당했던 쿠바는 지난해 7월 54년만에 미국과 상호 대사관을 재개설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간 정상급 회동도 처음 이뤄졌다. 물론 미국의 대(對)쿠바 금수조치가 아직 해제되지 않는 등 양국 간에 풀어야 할 숙제도 많지만, 유엔이 미국의 쿠바에 대한 무역금지 조치 해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키는 등 화해 무드는 계속해서 조성되고 있다.
이달 7일에는 독일이 쿠바 수도 아바나에 무역사무소를 개설하고 교역 증진에 나섰고, 영국과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미국이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 조치를 해제하기 전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란 역시 마찬가지다. 이란은 지난해 7월 13년을 끌어온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국제 사회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할 실질적 수단을 확보했고, 이란은 경제회복의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협상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도 조만간 해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EU 등 서방국가들이 오랜 우방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거리를 두고 점차 이란과 가까워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는다. 시리아-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IS를 퇴치하는 데 있어서 이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알자지라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의 중동 외교에 있어서 사우디에 대한 의존도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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