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강온이 교차했다. 표정은 굳었다 풀렸다를 반복했다. 단호한 어조일 때가 있었고 가볍고 부드러운 억양일 때도 있었다. 미리 준비된 담화문 이외의 기자회견에서는 특유의 구어체 문장과 감성적이고 직설적인 단어 사용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이 열불나서” “구멍이 숭숭” “어떻게 되겠죠” “그게 참… ”“대통령이 더 이상 어떻게” 등 논리적이기 보다는 감각적인 어법이 많이 사용됐다. 가끔 한숨과 웃음, 실소를 섞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크게 대북 대응전략과 경제ㆍ노동 입법 등 두 축으로 이뤄졌다. 담화문 발표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나온 몇 마디의 말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과 대국민 메시지를 요약하기에 충분했다.
▶전술핵 가져야 한다는 주장 충분히 존중하지만, 한반도에 핵이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박근혜 대통령은 여권 일각과 보수 강경 세력에서 제기된 ‘핵무장론’에 대해 “존중”이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전략은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는 국제사회와 국내에서 불필요한 논쟁 여지를 주지 않으면서도 일부 강경 노선의 보수 진영까지 끌어안으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 변화시키지 못했으니 이번에는 아프게 변화할 수 밖에 없다면 소용없다=‘아프게’라는 감성적인 표현을 썼다.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해 기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국내외에 더 실효성 있고 강력한 제재수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국민들이 나서주시라, 대통령이 더이상 어떻게 하느냐 이런 말 드린다=노동개혁 및 쟁점 법안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가 해온 노력을 강조하고, 국회 및 야당, 노동계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돌린 뜻으로 풀이된다.
▶제가 머리가 좋으니까 이렇게 다 대답을 해드리지 머리 나쁘면 이것도 못해요=이날 대부분의 기자가 한 순번에 2~3개 이상의 질문을 던졌다. 특히 경제 관련 한 질문에서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3%)와 부동산 경기부양책 및 대출규제정책, 환율 급등 상황에서의 수출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묻자, 박 대통령은 긴 답변 후 이렇게 답했다.
▶행정부가 더 이상 어떻게 해야겠냐 여러분께 질문드리고 싶은 심정이다=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돌연 기자들을 향해 반문했다. 역시 국회와 야당을 향한 비판의 화살로 해석된다. 직권상정을 해서라도 입법을 해야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진실한 사람’은) 진정으로 국민 생각하고 나라 걱정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이지 다른 뜻 없다=이른바 진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과 청은 두개의 수레바퀴, 맨날 싸우면 최고의 관계냐, 국가 정책은 어떻게 되거나 말거나=여당과 청와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청와대의 지시대로 움직인다는 일각의 비판을 염두에 둔 듯 당과 청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비판론자들을 향해선 “그렇다면 맨날 싸우는 게 최고의 관계냐”라고 반문한 점이 눈에 띈다.
▶반기문 총장 지지율이 왜 높은지는, 저는 모르겠고=반기문 총장이 왜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반 총장은 국제사회에서도 여러 지도자들 만나도 성실하게 잘 유엔총장직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왜 지지율 높은지는 저는 모르겠고 국민들께 여론조사해서 왜 찬성하시는지 물어보는 게 정확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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