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ㆍ황유진ㆍ양영경 기자]중국 증시 급등락, 유가 하락,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 등 쏟아지는 악재로 국내 증시가 어려운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1900선을 놓고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두 번이나 1900선이 붕괴된다.

15일 장초반 국내 증시는 1910선을 회복하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1900선은 한마디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도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2개월 후행 PBR은 현재 0.99배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PBR 1배는 국내 증시의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 과거 1배 하회 후 빠른 복원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식 비중 확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선임에는 틀림없다.

투자자들을 고민스럽게 하는 것도 현재 한국증시의 주가수준이 청산가치(PBR 1배수준)를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 ‘저평가’ 구간에 들어 있는데, 주식을 사기에는 여전히 불안하고 팔기도 애매하다는 것이다. 매수와 매도 사이에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시장에선 유가 30달러, 코스피 1900선, 중국 상해증시 3000선을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 금리인상, 글로벌경기 둔화 우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엔저 약화, 북핵리스크 등 수많은 대내외 변수들이 여전히 존재해,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공포 심리만 완화되면, 반등 가능?= 일각에서는 현재 추가 조정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공포심리만 완화되도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는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분석이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00선 아래에서는 주식 비중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PBR 1배를 하회한 때는 외환위기, IT버블, 신용카드 사태, 미국 금융위기 정도고, 작년 8월 수출 부진, 위안화 절하 등 중국발악재로 1배를 일시적으로 하회한 이후 5개월 만에 재차 1배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시점은 기술적 반등 가능한 상황”이라며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 비중 확대를 권했고,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PBR 1.0배 이하에서는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역시 “일부 제조업 대표주는 70%씩 떨어지는 등 말도 안 되게 싼 주식이 널려있다”면서 “연초 엄청난 변동성 재료들로 조정을 받을 때 우리는 많이 담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 정도인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10억원짜리 아파트를 3억원에 사는 격”이라고 전했다.

추가 조정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분간 긴 호흡으로 어떤 투자를 해야할 지 방향성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단기매수매도 보다는 중장기 호흡으로 매수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우량주, 1등주 중심으로 매수 기회를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주식 매수시, 체크 사항은?= 1900선에서 주식 매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유가하락 지속 여부 및 달러강세, 그리고 종목별 내부 실적 모멘템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이 부각된 종목에 대한 관심을 권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현재 불안한 증시는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변수에 의한 벌어지는 현상”이라며 “지금 제일 핵심은 유가 하락 지속 여부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춰지고, 유가 하락이 멈춰 반등하면 다시 주식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호 이베스트 리서치본부장도 “모멘텀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가”라면서 “유가가 진정되면 한국은 괜찮은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유가가 30달러가 깨지면 유가와 환율에 관련된 섹터를 노려볼만 한다”고 덧붙였다.

달러 강세 여부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로 꼽힌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달러가 약세로 전환이 되어야 신흥국 쪽에서 빠져나가는 자금들이 멈추고, 증시가 안정화 될 수 있다”면서 “3월달 미국 연준이 열리고 난후 달러 방향성이 결정될 때까지는 변동성이 확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그간 낙폭이 과도했던 종목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저평가 가치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으로 주가가 단기 저점에 돌입했을시 1차 매수 타깃 업종은 ROE 대비 상대 P/B 비율이 높지 않으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긍정적인 정유, 화학, 보험, 담배, 게임, 미디어 업종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기 주가 급락으로 지수의 저점 형성 이후 단기 반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업종으로는 제약, 바이오, 호텔 및 레저, 증권, 자동차”로 꼽으면서 “추가 하락 시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주식비중을 줄이기보다는 유가 하방경직성 확보 가능성과 중국 위안화 환율 안정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소재ㆍ산업재 중심의 반등을 노리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순매도 공세가 지속되는 점은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단 점에서 낙폭과대주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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