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이 어지럽게 분열되고 있다. 새로운 정치지형의 ‘도화선’일지, 선거공학적 ‘이합집산’일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2016~2017년은 그래서 한국 정치사의 또 다른 이정표다.

20대 총선이 야권 분열의 분기점이라면 지난 18대 총선은 여권 분열이 핵심이었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로 나눠 선거를 치렀고, 이후 합당했다. 여권이 계속 야권을 향해 정치공학이라 날을 세우는 것도 이 같은 과거사와 무관하지 않다.

18대 총선은 2008년 4월 진행됐다. 기호 1번은 통합민주당, 기호 2번은 한나라당이며, 친박연대는 기호 6번을 부여받았다. 당시 한나라당은 공천심사위원회가 선거 1개월 전 전국 공천 후보를 확정 지으면서 현역 의원 중 50명을 탈락시켰다. 128명 중 50명이 대거 탈락했다.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은 39%에 이르렀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컷오프 20%’보다 2배 가량 높은 비율이다.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친박계 의원은 공천 결과에 불복했다. 이들은 집단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하고서 미래한국당에 입당한 뒤 당명을 친박연대로 바꾼다. 총선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명칭을 두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특정 정치인을 지칭하는 표현, ‘친박연대’를 당명으로 쓸 수 있느냐고 한나라당 측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 없다고 결론내렸다. 세부 내용에선 차이를 보이지만, ‘민주당’이란 당명을 두고 논란이 인 현 상황과 겹친다.

친박연대뿐 아니다.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하고서 친박연대에도 합류하지 않은 의원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무소속연대를 구성했다. 여권에서 3당체제가 구성된 셈이다. 무소속연대는 친박연대와 선거 연대를 꾀하기도 했다.

현재 야권 역시 더불어민주당에서 분화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등 3당체제다. 국민의당과 국민회의 역시 출범 초기부터 더불어민주당에 대응하는 선거 연대가 거론됐다. 묘한 공통점이다.

선거 결과, 친박연대는 비례대표를 포함, 14석을 차지했다. 이후 친박연대는 당명을 바꿔가며 한나라당과의 합당을 추진, 2012년 2월 합당을 마무리했다.

선거까지 강행하고서 이후 합당을 추진한 게 여권 분열의 과거사라면, 야권 분열의 현주소는 아직 진행형이다. 국민의당 출범 이후 돌풍을 몰고 있지만, 이대로 분열된 채 선거를 치른다면 야권 필패라는 위기의식도 분명하다.

18대 총선 당시 친박연대는 수도권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51명의 후보를 냈고, 그 중 6명만이 당선됐다. 여권 압승이 예상된 선거에서도 여권 내 경쟁만으로도 생존이 험난했다. 게다가 이번 총선은 전체적으로 여권이 우세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야권 내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대로 선거를 강행한다면 그 뒤론 대선이다. 총선 이후 합당을 진행한 여권의 전철을 밟을지가 관심사다. 총선 결과에 따른 책임론이 관건이다. 책임론에 따라 대권 잠룡이 재편될 수 있다. 합당 여부도 그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