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전국 7500여개 PC방의 47만여대의 컴퓨터에 악성 코드를 심어 인터넷 사기 도박을 친 일당이 일망타진됐다. 이들은 IT 벤처 기업가나 프로그래머로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악용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상대방의 패를 볼 수 있는 악성코드를 이용해 사기 도박을 벌여 4년간 4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사기 도박 총책 A씨(36) 등 일당 15명을 검거 이중 2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2012년 1월경부터 지난 5일까지 PC방의 관리프로그램의 업데이트 기능을 이용해 악성코드를 유포했다. 상대방이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면 상대방의 화면을 캡쳐해 전송시키는 방식이다. 이 이미지는 중계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인천 남동구 만수동 등 5곳의 작업장 서버로 전송됐고, 도박 실력이 뛰어난 소위 ‘타짜’들이 상대방 패를 보면서 사기도박을 감행했다.
이들은 전국 피시방 등에 이미 보편화된 관리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손쉽게 사기도박용 악성코드를 유포ㆍ감염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2012년 당시 점유율이 높았던 A업체의 관리프로그램 일체를 5억원에 인수해 직접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관리프로그램 공급을 담당하는 B업체에 돈을 지불해 정상 프로그램인 것처럼 속여 악성코드를 삽입ㆍ배포했다. 이들이 총 4년 간 감염시킨 피시방은 전국 60%인 7459개소, PC 수는 46만6430대에 달했다. 과거 북한발 7ㆍ7 디도스 사건시 27만대, 3ㆍ4 디도스 사건시 10만대의 PC가 좀비 PC로 확인된 것을 고려하면 사상 최대 감염 규모다.
IT 벤처 사업가나 유명 대학 컴퓨터학과 중퇴 후 16년간 프로그래머로 활동한 피의자들이 만든 악성코드는 저장장치에 파일 형태로 저장되지 않고 메모리에만 상주해 작동하기 때문에 백신 등 보안프로그램을 피해갈 수 있었다. 이후 언제든 금융정보 탈취, 디도스 등 기능을 가진 악성코드로도 악용이 가능하다는 얘기.
경찰청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와 협력해 이번사건 수사에서 드러난 피시방 관리프로그램 악용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공동 대처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선 PC방 관리프로그램 안전성에 대한 인증 등 제도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관련 업계 역시 불법 목적을 가진 제3자에 의한 악성코드 설치 가능성에 대하여 검증과 관리에 나설 것을 요청한 상황.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불법 도박에 빠진 이들은 항상 사기 도박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 한탕주의 기대심리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면 결국 질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 했다.
경찰은 PC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감염여부를 사전에 검사하고 이용 후 개인정보 이용 흔적을 삭제하도록 권장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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