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법 개정ㆍ은행장선임ㆍIT시스템구축ㆍ당국의 깐깐한 심사 네 고비 넘어야 가능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인터넷은행의 하반기 영업 개시는 과연 가능할까’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인 인터넷은행의 본인가와 영업개시 시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올해 업무계획에서 20대 중점 추진과제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올해 중 영업개시를 담았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중금리 대출 시장의 활성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인터넷은행 연내 출범 앞에는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네 고비를 넘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터넷은행 출범의 근간을 규정할 은행법 개정 여부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2단계로 나눠 현행 법체계에 따라 인가를 한 뒤, 올해 중 은행법 개정을 통해 변경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을 지니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은행법 개정안은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기업의 지분 보유 비율을 현행 4%에서 50%로 조정하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현행 은산분리 규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와 KT는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10%(의결권 행사는 4%) 이상 가질 수 없다.

실제 KT컨소시엄의 ‘K뱅크’, 카카오컨소시엄의 ‘카카오뱅크’를 주도하고 있는 KT와 카카오의 지분 비율이 각각 8%(의결권 4%), 10%(의결권 4%)에 불과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19대 국회가 사실상 공전을 거듭하고 있어 법 개정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또 다른 변수는 은행 IT시스템의 구축과 안정성 확보 문제다. 현재 은행 IT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대형 업체는 LG CNS와 S KC&C 두 곳 정도가 꼽힌다. 삼성SDS가 은행 시스템 구축업에서 빠지며 대형사는 두 곳으로 압축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산업은행,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잇따라 차세대 은행 시스템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업계에선 개발 업체와 인력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발업체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이 예상되는 수천억대의 대형은행 시스템 구축을 우선 순위로 둘 가능성이 높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다.

초대 인터넷은행장 선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여론 등을 고려해 정치권이나 금융권 낙하산 논란을 최대한 배제하고 인터넷은행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인물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은행장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IT 융혁신을 감안해 IT업계 출신의 명망가를 골라야 지, 리스크관리가 중요한 은행업의 특성을 감안해 금융권 출신 인사를 초대 은행장으로 선정해야 한 지를 두고 여전히 고민을 풀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감독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도 연내 출범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은 핀테크 등 금융개혁의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은행의 조기 출범을 독려하면서도, 출범을 서두르다 자칫 금융사고 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도 본인가 전에 IT시스템의 안정성, 비즈니스 모델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조기 출범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출범 후에 별다른 부작용 없이 은행의 안전성과 건전성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