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 핵실험 이후 동북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간 힘겨루기가 심화되면서 정세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는 미-중간 군사적 충돌이 가시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 30일 미 해군 이지스함 커티스 윌버호(8900t급)는 남중국해의 분쟁도서인 시사군도에 속한 트리톤 섬의 영해(12해리 이내: 약 22.2㎞)에 진입했다. 시사군도는 중국, 베트남, 대만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으로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대북 제재 논의를 위해 방중해 외교적 담판에 실패한 직후 나온 군사적 행동이다.
미국이 시사군도에 군함을 파견한 건 이 때가 사상 처음이다. 미 군함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수역을 통과한 것은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27일 미 해군 이지스함 라센함(9200t급)이 남중국해의 난사군도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수비환초 영해에 최초로 진입한 적이 있다.
중국 국방부는 30일 성명을 내고 미 군함의 영해 진입은 유관 해역의 평화와 안전, 질서를 파괴한 엄중한 위법행위로서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 다음날인 31일에는 중국 군용기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사전통보 없이 침범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31일 오전 중국군의 윈-9 정보수집기 1대, 오후에는 윈-8 조기경보기 1대가 각각 대마도 남쪽을 지나 동해와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사이를 왕복 비행했다. 댜오위다오는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고, 중국과 대만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분쟁도서다.
KADIZ 침범 직후 우리 군이 경고통신을 보내자 중국 군용기는 중국 소속임을 밝히고 즉시 KADIZ를 빠져나가 JADIZ 상공으로 다가갔다. 일본 자위대가 전투기를 긴급 투입하자 중국 군용기는 쓰시마 남동쪽에서 독도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상공을 비행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 군용기가 이런 경로로 비행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고, 마이니치 신문은 중국 군용기가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대비에 나선 일본 자위대 이지스함 등의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1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남중국해에서의 미 해군 작전을 지지하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중국은 북한 핵실험 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한미일 정보공유 추진 등 한미일 공조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냉전적 대결 구도가 다시 심화되는 형국이다. 중국은 지난 2014년 12월 일본 자위대를 가상의 적으로 상정해, 중국의 수호이-30 전투기가 수백㎞를 날아가 일본 F-2 전투기 저지를 뚫고 핵심부를 타격하는 훈련 시나리오를 관영 CCTV를 통해 내보낸 적이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로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에 사실상 편입되면, 미국과 러시아간의 대결 국면도 본격화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중국 국방부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베이징에서 군 체제 개편으로 기존 7대 군구 대신 5대 전구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5대 전구 출범행사에서 “5대 전구 수립과 전구연합작전지휘기구 창설은 중국공산당이 ‘중국의 꿈’과 ‘강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내린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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