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히잡 반란’이 도전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해 말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여성 의원들이 남성 의원들과 회의실에 마주 앉아 의정을 논의할 수 없게하면서다. 건국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투표장에 몰려간 여성들이 무려 38명의 여성 의원을 배출시킨 ‘역사적 사건’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의 지방행정부는 최근 남성 의원과 여성 의원이 함께 회의를 할 경우에는 같은 공간에 모이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남성 의원과 여성 의원은 별도의 회의실을 사용해야 하며, 화상 회의를 통해 의사를 주고받을 수 있다. 화상 회의를 하더라도 남성 의원은 여성 의원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으며 얼굴을 볼 수는 없다.
사우디 국왕 자문기구인 슈라 카운슬(Sura Council)의 위원인 투라야 알-아라예드는 이에 대해 “새로운 규정은 압둘라 왕이 만든 선례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압둘라 왕은 2013년에 여성을 처음으로 슈라 카운슬 위원으로 임명했으며, 여성과 남성이 같이 앉아 회의하는 것을 허용한 바 있다.
선례에도 없는 규정으로 인해 여성 권리 신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우디에선 여성이 친척 남성의 허가 없이는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없고 국외여행도 불가능할 정도다. 여성이 기를 펼수 없는 국가로 통한다.
그래서 지난해 말 건국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제3회 사우디 지방선거는 ‘히잡의 반란’으로 통했다. 이슬람 율법상 공개적인 자리에서 남성과 함께 할 수도 없고, 직접 말할 수도 없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여성 후보자들은 SNS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히잡의 반란을 완성시켰다. 이렇게 해서 ‘이슬람의 성지’로 불리는 메카 등에서 무려 38명의 여성 선출직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번 사우디 정부의 21세기판 ‘남녀의원부동석’ 규정으로 인해 ‘히잡의 반란’이 중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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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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