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보수파 거두’로 불리는 안토닌 스캘리아 미국 대법관이 사망 당시 호화 리조트에서 공짜로 파티를 즐기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향응을 제공한 리조트 주인이 얼마 전 대법원에서 담당한 사건의 관계자라는 점에서 대법관 윤리의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존 포인덱스터의 말을 인용해, 스캘리아 대법관이 호화 리조트에서 머무르며 제공받은 서비스 일체가 공짜였다고 보도했다. 포인덱스터는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한 시볼로 크릭 랜치라는 호화 리조트의 주인이자, 매출 1조원 정도 되는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자산가다.
포인덱스터는 “나는 대법관의 여행비용을 부담하지 않았다”면서도 “대법관은 리조트에 왔던 다른 사람들처럼 손님으로 초대받았다. 대법관이 특별한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며 누구에게도 방세와 식비, 음료 등 비용이 청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말을 돌리기는 했지만, 대법관이 향응을 제공받은 것이다. WP는 스캘리아 대법관과 포인덱스터의 관계가 불분명하며, 친구 사이도 아니라고 전했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사망한 채로 발견되기 전날인 12일 리조트에서 꿩 사냥을 하고, 파티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조트는 1억2100만㎡ 넓이로 롤링스톤스의 멤버인 믹 재거나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와 같은 스타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정치인이나 유럽의 왕족들의 단골 사냥터이기도 하다.
1978년 마련된 연방정부 공직자 윤리강령에 따르면 모든 연방 판사들은 일정액 이상 선물 또는 향응을 제공받으면 반드시 신고하도록 돼 있다.
더 큰 문제는 포인덱스터가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얼마 전 대법원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연방 대법원은 지난해 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된 연령차별에 관한 소송의 변론 청취를 각하했다. WP는 “스캘리아 대법관과 포인덱스터의 관계, 대법관의 여행 목적과 여행의 성격, 공짜 여행을 한 이유, 항공료 지불 여부, 다른 방문자들의 신원, 법정 이해당사자들의 참석 여부 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들이 참석했다면 불공정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WP는 스캘리아 대법관은 대학과 기업 등이 제공하는 여행을 가장 자주 한 연방 판사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지적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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