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참여 재계 3세들 화두 ‘문화’ 예술통한 ‘힐링 집무실’으로 꾸며 디자인 고급화…하이엔드 오디오 인기 정태영 현대카드사장 헤드폰 눈길

복합문화공간 ‘까스텔 소니도’ 생생한 음질…1억대 등 다양한 가격

[특별취재팀]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3일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현대카드 본사 디자인랩에 들어선 루악오디오 사진을 올렸다. 영국 루악오디오사의 ‘R7’모델인 이 오디오는 목재 질감이 살아있는 북유럽 수제가구 스타일로, 소리 뿐 아니라 공간을 연출하는 오디오를 표방했다. 정 사장은 본인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도 목재 톤암의 ‘그라도’ 헤드폰을 낀 사진을 올리면서 오디오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음악과 미술, 스포츠 등 다방면에 고루 소양을 쌓은 재계 3세들이 책임경영을 맡으면서, 문화 경영이 화두다. 이들이 예술 작품을 접하는 동시에 스트레스를 덜고 편안함을 느끼는 ‘힐링’을 필요로 하면서 ‘문화 휴식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태영 사장이 구입한 ‘루악R7’을 국내에 런칭한 서울 청담동의 ‘까사 델 소니도(CASA del SONIDO)’는 최근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스페인어로 ‘음악의 집’이란 뜻을 가진 이 곳은 직접 오디오 제품을 들어볼 수 있는 있기 때문에 평소 즐겨듣던 CD를 들고가 비교해 본 후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단순히 고급 오디오를 판매하는 곳이라기보다 ‘소리가 가져다주는 안락과 평온’의 접점을 넓히는 공간을 추구한다.

이에 정 사장을 비롯한 재계 인사들은 물론 청담동에 근거를 둔 디자이너 등 문화계 인사들의 방문도 잦다. 얼마전에는 배우 소지섭이 이 곳을 찾기도 했다.

하이엔드 오디오를 다루는 만큼 대표 상품의 가격은 천문학적이다.

까사델 소니도의 대표 상품인 독일 아방가르드사의 듀오 그로소 제품의 경우, 스피커와 앰프 그리고 플레이어까지 1억3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앰프는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아방가르드사의 것을 사용했지만 플레이어는 일본 오디오의 명가 에소테릭사 것을 연결했다. 최근 국내 한 기업의 경영인이 이 조합 그대로 집무실에 오디오를 설치하기도 했다. 까사델 소니도 측은 “아방가르드의 오디오는 스피커 모양이 호른(horn) 모양으로 디자인 돼 있어, 소리의 집중력이 뛰어나다”면서 “집무실 책상으로 마주보고 설치돼있어 실제 공연장에서도 최적의 자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리의 균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우에 따라선 라이브보다 더 생생한 실황을 개인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팽종락 매니저는 “음악 감상 시 조명 등 주변 환경도 중요하기 때문에 인테리어적 부분까지 컨설팅을 함께 한다”면서 “집무실의 경우 뒷벽을 추가로 세우고 바닥에 카페트를 까는 등의 조언도 함께 이뤄졌다”고 말했다.

까사델 소니도 쇼룸 중앙에 위치한 또다른 대표 상품인 MBL 오디오는 아방가르드와는 전혀 다른 무지향성 스피커를 자랑한다. 호른 형태의 아방가르드 스피커와는 달리 소리가 사방으로 번져 나가기 때문에 웅장한 느낌을 준다. 때문에 오디오룸처럼 갇힌 공간보다는 자택의 거실이나, 기업의 로비 혹은 휴게 공간과 같은 열린 공간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MBL의 스피커와 앰프, 플레이어 등 까사델 소니도가 제안한 최상위 모델을 한꺼번에 구성할 경우 가격은 1억 4000만원대로, 여기에 스마트TV까지 더해져 홈 오토매틱 시스템을 구현할 경우 2200여만원이 추가된다.

그러나 두 상품 모두 소리보다 먼저 눈에 띄는 요소는 디자인이다. 아방가르드의 호른 스피커는 선명한 색을 입힌 ABS수지로 몰딩해 빈티지한 매력에 현대적 감각을 입혔다. MBL 스피커는 그랜드 피아노의 고급스런 코팅을 재현한 이른바 ‘피아노 블랙’ 컬러에 로고를 금장으로 새겨 우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들 오디오를 두고 ‘소리는 예술, 겉모습은 명작’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까사델 소니도가 고가의 상품만 늘어놓는 것은 아니다. 10억원 가까이 하는 최고가 오디오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운데, 1억원대 오디오를 대표 상품으로 내놓은 것만 봐도 이 공간이 단순한 오디오 판매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판매사가 수입사를 겸하며 자사가 다루는 제품만 내놓은 것과는 다르게, 여러곳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다양한 오디오 제품을 ‘편견 없이’ 직접 듣고 느끼고 비교해볼 수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실제 아방가르드사나 MBL사의 오디오 상품과 같은 세트 상품의 구성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나갈 계획이다. 상품의 ‘진화’를 통해 발전하는 문화 공간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다.

가격대도 다양하다. 앞서 현대카드 본사에 놓인 ‘루악 R7’은 470만원대로 이 곳에서 다루는 하이엔드 오디오 가운데 가장 저렴한 편이다. 매장 입구에 전시된 헤드폰은 10만원대부터 수백만원대까지 다양한 제품이 구비돼있어, 오디오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체험하기 부담스럽지 않다. 정 사장이 낀 그라도 헤드폰은 100만원대로,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애호가라면 구입 가능한 가격대다.

3000~4000천만원대의 컴팩트 오디오 조합도, 기업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외국계 금융투자회사들은 각 지점 VIP룸에 이들 컴팩트 오디오 설치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음악이 들리고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오가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까사델 소니도에서는 스위스 시계 명가 IWC의 신제품 런칭과 화장품 브랜드 SK2의 고객 행사가 열렸다. 트렌드 세터들의 발길이 이곳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