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중의 수증기를 효율적으로 응축해 아주 짧은 시간에 물을 모을 수 있는 표면 처리 기술이 개발됐다.
이 분야 기존의 최고 수준 결과보다 10배나 빠른 이 기술은 사막에 사는 딱정벌레와 선인장, 벌레잡이통풀 등 야생생물들로부터 힌트를 얻어 만들어졌다.
이 기술은 앞으로 발전소의 열효율을 높이고 비가 잘 내리지 않는 지역에서 물을 얻는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는 25일 오전(한국시간) 이런 내용을 포함한 하버드대 공학ㆍ응용과학부 조애나 아이젠버그 교수 연구팀의 논문을 공개했다.
사막 딱정벌레나 선인장이 건조한 기후에서도 살 수 있는 것은 공기 중 수증기나 안개ㆍ이슬로부터 물을 모아 생존할 수 있게 진화한 덕택이다.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에 사는 딱정벌레는 사막에 해가 진 후 온도가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바람이 솔솔 불면 바람이 불어 오는 방향으로 등을 돌린다. 몸 길이가 약 2cm인 이 딱정벌레의 등 껍질에는 지름이 약 0.5mm인 돌기들이 촘촘히 튀어나와 있으며, 이 돌기가 공기로부터 물을 모으면 물방울이 흘러 내려가서 딱정벌레의 입에 들어간다.
수증기가 물방울로 잘 맺히도록 하는 풍뎅이의 돌기 모양, 맺힌 물방울의 방향을 유도하는 선인장 가시의 비대칭 구조, 물방울이 쉽게 움직여 모이도록 하는 벌레잡이통풀의 미끄러운 표면 코팅 등 자연에서 힌트를 얻은 세 가지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대단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이며 공동교신저자인 아이젠버그 교수는 생명체에서 영감을 얻은 재료과학 연구가 유행하고 있으나, 대체로 한 가지 요소씩만 모방하는 데 그쳤다면서 “우리 연구는 생명체에서 영감을 얻은 복합적인 접근이다. 여러 생물종의 다양한 특징을 함께 결합함으로써, 효율이 높고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특성을 지니는 재료를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1저자 겸 공동교신저자인 박규철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밀리미터(mm) 규모의 메커니즘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며 “돌기의 기하학적 형상 자체로도 수증기 응축을 국소적(局所的)으로 촉진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세 가지 요소를 결합한 시너지를 통해 다른 방식의 표면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물을 많이 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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