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금리가 높았던 시절에 높은 금리를 보장하고 팔았던 보험들이 저금리 시대에 보험사 수익을 갉아먹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6~7%대 확정금리형 상품은 최근 저금리 상황에서 가입자에게는 고금리를 보장하며 효자노릇을 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에게는 역마진을 가중시키는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
여기에다 고이율ㆍ고배당 저축성 보험을 대거 판매했다가 저금리가 이어지자 줄줄이 파산됐던 일본 보험사들의 모습까지 오버랩되며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생명보험사들은 7%대 확정금리형 상품을 대거 판매했다. 당시 확정금리형 저축성 보험은 보험료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며 주력상품으로 부상했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고금리 확정금리형 상품이 13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가 1.5% 임을 감안하면 당시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보험사들이 보험료 적립금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은 평균 2% 후반에서 3% 초반이다. 시중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삼성ㆍ한화ㆍ교보 등 대형생보사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3%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으며, 중소형 생보사들은 이미 2%대로 내려 앉았다.
공시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의 적립금에 적용하는 이자율로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한다. 공시이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가입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 적어진다.
보험사들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산을 운용해 금리를 보장해줘야 한다. 생보업계의 경우 금융위기 전인 2006년 운용자산이익률이 평균 7.1%였지만 이후 내림세를 지속, 지난해 11월 말엔 4.2%로 떨어졌다. 저금리에 발목이 잡히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음에도 기존에 팔았던 고금리 상품의 금리를 계속 유지해주면서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이데 따라 보험사들의 자산 운용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운용자산의 상당부분을 수익률이 안정적인 채권 등에 투자해 왔다. 하지만 저금리가 이어지며 채권 대신 부동산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로 눈을 돌리고 특히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동국제강의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인수했고, 부동산펀드를 통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실버타운을 매입했다. 교보생명은 일본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에 투자했으며, 한화생명도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해외 증권투자에서도 보험사의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5년 말 기준 보험사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은 577억9000만달러로 전년도 말(417억3000만달러)에 비해 160억6000만달러 증가해 통계 편제 이후 보험사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편 이같은 보험사의 성장 패턴이 일본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고이율 고배당 저축성 보험을 대거 판매했던 일본 보험사들은 1980년대 중반 저금리 기조로 어려움에 빠지자 해외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버블이 붕괴되면서 닛산생명에 이어 2001년 도쿄생명까지 4년간 6개 생보사가 줄이어 파산한 바 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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